1001마리 소떼 몰이 방북으로 남북 교류에 물꼬를 튼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개성공단 문을 닫으라"는 등 연일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아버지 재산만 물려받았고 뜻은 물려받지 못한 모양"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자꾸 오른 쪽으로만 가는 정몽준
정 의원은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과 우리 정부를 싸잡아 비판하며 "국민안전을 위해 국민철수가 최소한의 조치라 생각한다"면서 "기존의 남북사업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인질로 시행된다면 이것보다 큰 모순이나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차라리 수위가 낮은 것이다. 그는 지난 18일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배석한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북한의 의도만 따지고 있을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개성공단 철수를 건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며 회의장을 먼저 떠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19일 SBS와 인터뷰에서 "정몽준은 훌륭한 자기 아버지의 정신은 받지 않고, 재산은 유산으로 받고 그게 말이 되는 짓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정주영이 만든 금강산과 개성 아니냐? 재산적 유산만 받는 것은 효도를 안 하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애초에 '실용'을 간판으로 대권에도 도전했었던 정 의원은 한나라당에 몸을 담은 후 부쩍 우향 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아스팔트 우파'를 옹호를 노골적으로 비호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국가보안법 사수 국민대회'를 주도했던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이 재판을 받는데 대해 "서정갑 본부장이 거리에 나섰다가 재판 받게 된 것은 그분 나름대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기 때문"이라며 "서정갑 본부장이 지금 이명박 정부 시절에 공무집행방해죄라는 이름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국가정체성을 흔들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큰 사태에 비하면 (서 본부장을) 정상참작해야 하는 일"이라며 "공무집행방해죄라고 해서 돕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은 역사인식이나 정치적 균형감각을 현저하게 상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지원사격 때문인지는 모를 일이지만 서 본부장이 관여한 예비역대령연합회와 국민행동본부는 올해 각각 '국가 안보전략 연구사업'과 '헌법수호 및 선진시민정신 함양운동'을 명분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수 천 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정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선 한나라당 내에서도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한 의원은 "당에 빨리 뿌리를 내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하겠는데 '오바' 아니냐"면서 "J모 의원의 훈수만 들어서 그런가. 차리리 처조카 사위(홍정욱 의원) 이야기 좀 듣지"라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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