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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이던 화물연대 지부장 자살…야권도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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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이던 화물연대 지부장 자살…야권도 격앙

"여러분이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을 지켜달라" 유서 남겨

계약을 해지당한 택배기사들과 함께 대한통운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다가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수배 중 자살한 화물연대 박종태 지부장의 죽음이 정치권에도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발견된 박 지부장의 주검에 대해 야권은 4일 추모의 목소리와 함께 현재의 노동 현실을 개탄하는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준법투쟁에 돌아온 것은 계약해지와 수배"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고 박종태 지부장의 명복을 빌며,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노동의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는 노동의 현실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이 갈수록 강퍅해지고 있는 것이 정부의 친재벌 반서민 정책으로 말미암은바 크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의 생전 소속 정당인 민주노동당의 목소리는 격앙됐다. 우위영 대변인은 "노동착취의 음습한 그늘 밑에서 금호자본 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들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50여 일 동안 죽음의 굿판을 벌여왔다"고 대한통운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대한통운 광주지사와 대한통운 지회는 합의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3월 15일, 사측은 합의서를 전면 부인하고 파기했다. 이에 택배노동자들은 준법투쟁을 벌였지만 사측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해고통지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변인은 "노동자를 배신하고 합의서를 파기한 것은 사측이었지만 법과 경찰이 칼날을 겨눈 곳은 계약파기에 대응해서 준법투쟁을 전개한 노동자들이었다. 무전유죄/무권유죄, 이것이 이명박 정권하 재벌 천국의 현실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도 성명을 통해 "박종태 지회장의 죽음은 충분히 예견된 사회적 타살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면서 "그를 끝내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은 것은 대한통운 사측의 집단해고와 노조를 깨기 위한 잔인한 공권력이며, 노동자 생존권 투쟁을 짓밟는 이명박 정부의 악랄한 노조 말살 정책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이날 전 산하노조 및 지부(지회) 사무실에 분양소를 설치하는 동시에 조문 현수막을 내걸도록 했다. 이와 함께 화물연대는 이날 밤 부터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대전 중앙병원 앞에서 촛불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화물연대는 오는 6일 오후에는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에서 '악덕 대한통운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달 30일 박 지부장이 민노당 게시판에 생전 마지막으로 올린 글 전문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지역당의 아성을 깨고 승리한 것은 당원 동지들의 승리입니다.또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시도민이 민주노동당을 지켜보고 있음을, 민주노동당이 제발 더 노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겠습니다.

대한통운이 아니 금호자본이 화물연대라는 조직을 깨기 위해 드러나게 탄압한 지 43일째입니다. 물론 이명박정권의 재벌키우기와 노동조합 말살정책이 뒷배경이긴 하겠으나 공권력의 잔인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노동조합이 깨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수렁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대전에서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힘겹고 외롭게 투쟁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노동조합은 튼튼한 조직대중이 고난을 이겨내고 살아 남았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속에 희망은 보이지 않고, 갈수록 조직대오는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가정을 이어갈 수 없는 경제적 고통과 타지역에서 투쟁하는 소외감, 외로움은 물론 강한 투쟁을 하고자 하나 우리의 약점이 많아 맘껏 대응하지 못하는 무기력감까지...이런 상황에서 자본은 대화와 교섭을 더욱더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선거가 끝났습니다.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조직을 사수해야 합니다.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지만, 현재 적들은 죽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니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죽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또한, 화물연대본부는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체 얼마나 더 큰 희생을 보아야 할런지..

조직을 사수할 수 있다면,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 바쳐야지요. 무엇이든지..

산자의 몫이 얼마나 중요한 지 동지들은 잘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을 지켜주시고, 길거리로 내몰린 동지들이 정정당당하게 회사에 들어가 우렁찬 목소리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동지들을 믿습니다. 함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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