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국민 여러분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가서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세 문장만 남기고 버스에 탑승했다. 대국민 메시지 전달이 있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있었지만 간단한 소회만 피력하는데 그친 것.
노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선 지지자들 앞에서 잠깐 웃음을 띄기도 했지만 곧 고개를 숙였고 착찹한 표정을 지었다.
▲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위해 봉하마을 사저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
노 전 대통령이 탄 차량에는 변호인인 문재인 전 비서실장, 김경수 비서관 등이 동승했고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는 부인 권양숙 여사나 아들 건호 씨는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오후 1시 30분까지 대검 중수부로 나가기로 했다. 검찰이 300여개의 질문지를 마련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피의자 신분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심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오전 봉하마을 사저에는 강금원 창신섬유회장의 사돈인 이병완 전 비서실장, 정찬용 전 인사수석, 천호선 전 홍보수석, 윤승용 전 홍보수석, 이백만 전 홍보수석 등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들과 유시민 전 장관, 장하진 전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백원우 의원, 이화영 전 의원, 김태년 전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 목도리를 나눠 두른 노사모 회원들, 봉하마을 주민들도 '노무현'을 외치며 노 전 대통령을 환송했고 이들 중 일부는 취재진들에게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헬기를 띄워 노 전 대통령의 검찰행을 중계 중이다. 경호진은 언론사의 취재차량은 노 전 대통령의 버스 50미터 이내로 접근치 못하게 하고 있다.
대검 청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각 언론사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검 앞에는 노 전 대통령을 격려하기 위한 지지자들과 비난하기 위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각각 집회를 예고해놓고 있어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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