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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군 부대 폭발, 대대장 지시로 버린 화약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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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군 부대 폭발, 대대장 지시로 버린 화약 원인

발가락 절단 등 병사 10명 부상

울산 군부대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의 원인이 해당 부대 대대장의 화약 소모 지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울산시 북구 신현동에 위치한 육군 제7765부대 제2대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대해 14일 53사단 헌병대장 정영호 중령은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정 중령은 해당 부대 대대장이 부대에 남은 훈련용 폭음통 1600개의 화약을 버리라는 지시를 내렸고, 지난 1일 이 지시를 받은 소대장은 이를 개당 3g씩 분리해서 예비군 훈련장에 버렸다고 전했다.

그는 "12월 1일 장병들이 훈련용 폭음통 화약을 분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부대 탄약관인 이 모 중사 등을 추궁했다"며 "이 중사는 처음에 '부대 도로 등에 던져서 폭약통을 소모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화약을 분리해 바닥에 버렸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 중령은 "이 중사는 훈련일지에 폭음통을 제대로 소모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뒤 정보작전과장에게 '탄약 검열에 대비해 폭음통을 소모해야 한다'고 알렸다"며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폭음통의 폭발력 등 위험을 알면서도 '비 오는 날 여러 차례 나눠서 소모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 중사는 부대 소대장에게 화약 처리를 함께할 것을 요청했고, 소대장은 지난 1일 병사 4명과 함께 폭음통 내에서 화약을 추출해 바닥에 버렸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병사들은 지난 13일 울타리 작업 후 점심 식사를 위해 부대로 복귀하면서 바닥에 버려진 화약을 밟았거나 갈고리와 같은 기구들에 의한 정전기로 폭발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병사들은 폭발 사고 직후 섬광과 열기, 충격파를 느꼈다고 진술했으며, 6명이었던 부상자는 10명으로 늘었다. 이 중 발목 골절과 안면부 화상을 입어 중상자로 분류됐던 이 모 병사는 발가락 3개를 절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폭발 사고 과정에서 해당 부대는 폭음통 소모와 관련해 훈련 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 이에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부대 내에서 폭음통과 같은 훈련용 화약과 실탄이 실제로 문서에 적힌 것과 다르게 폐기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일선 부대에는 탄약이 남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해당 부대와 같은 예비군 부대의 경우 예비군 참석자가 예상만큼 참석하지 않거나 훈련 일정이 변경되는 상황이 발생해 탄약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남는 탄약을 그 다음해로 이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탄약을 이월하면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일선 부대에서는 남는 탄약을 이월하지 않고 최대한 그 해에 처리하는 관례가 많다.

물론 이렇게 탄약을 처리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래서 부대 안에서도 소수의 부대원들이 몰래 처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번 폭발 사고 역시 간부 중심으로 탄약을 처리했고,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병사들이 화약 처리 지역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나가다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허위 기재 부문과 관련, 해당 부대 대대장과 부대 전시작전과장, 소대장 등 탄약 처리와 관계됐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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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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