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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무조건 인권위 조직 30% 축소하라" 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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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무조건 인권위 조직 30% 축소하라" 통첩

인권위 "식물기관 된다" 반발…대책 없어 '발만 동동'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옥죄기가 노골적이다. 11일 인권위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주 인권위에 조직 축소와 지역사무소 폐지 등 정원 30% 축소 방안을 통보했다.

1년 반 전엔 정원 20명 늘리라던 행안부, 태도 돌변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7년 10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등으로 인해 업무량이 증가한다"면서 '인력 20명 증원'을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4월에는 "업무량이 증가하지만 자체 인원을 재배치해서 해결하라"고 입장을 바꿨다.

행자부가 현행 208명인 인권위 정원을 146명으로 축소(29.8% 감축)하라고 통첩을 보낸 것은 '눈엣가시' 제거하기 차원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의심이 증폭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천한 위원을 포함한 인권위 전원위원회는 최근 인원동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행안부는 "통보한 대로 다음 달까지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국가인권위원회 직제'를 통해 강제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인권위 측은 "독립기구인 감사원, 선거관리위원회 등은 연초부터 진행되어온 행정부 조직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의도적 '손보기'를 의심하고 있다.

또한 현 정부 조직개편시 통폐합이나 업무 조정이 없는 부처의 인력 감축 폭은 최소 0.02%, 최대 2%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같은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차관회의·국무회의 등을 대통령령이 의결될 경우 인권위는 강제적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부처와 협의 없이 인원 문제가 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침해 논란이 폭주하는 점, 최악의 경제상황으로 인해 노동 현장의 인권침해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행안부 안대로 30% 가까운 인원을 축소하면 인권위는 '식물기관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역사무소를 폐지하면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등 보호시설 생활자, 구치소 등 구금시설 생활자 등의 인권침해를 예방·신속 구제 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 인권위 측의 고민이다.

인권탄압 정책 시행 정지작업?

행안부의 압박에는 또 다른 정치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인수위 시절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전방위적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촛불시위 정국이 일단락되고 나자 감사원 등을 동원한 압박이 지속됐다. 특히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을 인권위가 지적하고 나서자 뉴라이트 등 강경보수 단체는 물론이고 이상득 의원 등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인권위 무용론을 공공연하게 주장했었다.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로 접어들면서 용산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집행 재개 검토 △최루탄 발사 검토 △시위진압용 특수 기동대 창설 검토 등 갖가지 인권 탄압성 정책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나마 정부 내에서 딴 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은 인권위의 손발을 묶어놓아야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당장 12일 당정협의를 통해 논의될 사형 집행 문제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인권위 간부는 "우리보다 언론이 더 잘 알지 않냐"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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