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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개장 16년, ‘바람 앞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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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개장 16년, ‘바람 앞의 등불’

미래 먹거리 신사업 ‘승부수’ 시급

강원랜드가 28일로 개장 16년을 맞았다.

폐광지역의 경제회생 대안으로 지난 2000년 10월 28일 새로운 희망을 안고 탄생한 강원랜드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지난 16년간 성공신화를 써나갔다.

3600여 명에 달하는 직접고용과 협력업체 1700여 명 등 53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2015년 기준 1조 6133억 원의 매출과 4416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강원랜드

특히 중앙정부는 지난 16년간 각종 세금과 기금, 배당금, 입장세 등을 통해 무려 6조40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성과를 거뒀다.

강원랜드 단지 내에 국내 최고 수준의 스키장과 골프장, 콘도를 중심으로 특급호텔, 컨벤션, 국내 최대 카지노장과 하이원 하늘길 등 각종 부대시설 갖춘 종합관광휴양지로 변모하는데도 성공하고 있다.

또 강원남부주민(주) 등 폐광지역에서 주민들이 만든 주민기업들이 강원랜드를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고용기회를 확대하는 역할도 그동안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강원랜드는 개장 16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강원랜드 효과’는 대부분 기대치를 한참 밑돌고 오히려 강원랜드로 인해 갈등과 반목이 심각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장 강원랜드 인근의 고한과 사북지역은 1000여 명을 수용하는 강원랜드 기숙사와 연간 300만이 넘는 방문객을 맞는 강원랜드의 길목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역 상경기는 갈수록 위축된다며 아우성칠 정도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 인근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화상경마장 유치에 나서며 찬반논란 등 지역갈등을 빚기도 했다.

정해룡 사북번영회장은 “카지노 출입일수 감소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북지역의 상경기는 수년째 최악”이라며 “강원랜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원랜드의 독점적 지위가 오는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에서의 ‘새만금카지노 특별법’법안처리가 임박해 있어 강원랜드 카지노의 독점적 지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또 1조 8000억 원이 넘는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무리한 견제와 중앙정부의 과도한 규제 탓에 신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서 지역주민과 강원랜드 직원들에게 우려를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폐광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출자가 모두 실패한 가운데 3년 임기의 CEO가 대부분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면서 장기 비전도 못 세우고 있는 강원랜드의 미래는 암울해지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폐광지역 경제회생을 위해 만들어진 강원랜드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해 주민들의 실망이 갈수록 높아지는 실정”이라며 “만약 새만금이나 부산에 오픈카지노가 들어서면 문을 닫게 될 상황인데 새로운 비전조차 마련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원랜드 개장이후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 문제는 매년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단골 메뉴로 지적될 정도로 심각하지만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점도 강원랜드의 고민거리다.


강원랜드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2000억 가까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하이원엔터테인먼트와 하이원상동테마파크, 하이원추추파크는 개장도 못하고 표류하거나 적자에 허덕이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여기에 최대 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와 공동 출자한 동강시스타와 대천리조트 등 5개에 달하는 출자회사들도 심각한 자금난으로 회생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에 놓였다.

더구나 태백 오투리조트 150억 원 기부금이 감사원으로부터 배임지적을 받은 뒤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되면서 폐광지역에 대한 더 이상의 투자와 지원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원기준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은 “폐광지역에 대한 경제회생사업은 대부분 실패했다”며 “비전문가 CEO들이 단기에 성과를 내려고 하거나 장기적인 비전과 타당성 분석도 소홀한 채 각종 사업과 지원을 펼치면서 퍼주기 사업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기 성과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5년 후, 10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며 “도시재생사업도 돈보다 지역의 리더 1000명을 양성한다는 각오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등 미래에 대한 확실한 철학과 비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정치지향적인 CEO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터파크 사업에 대한 불필요한 예산과 시간낭비(3년 이상), 미래지향 사업에 대한 번복(하이원엔터테인먼트 등), 사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개편과 서울사무소 확대 축소 등이 되풀이 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경식 지역살리기공추위원장은 “도지사에 눈이 먼 과거 비전문 CEO들이 경영을 하면서 강원랜드는 퍼주기와 직원 줄 세우기가 난무하고 회사와 지역발전도 퇴보했다”며 “앞으로 비전문 낙하산 인사를 CEO로 결정하면 결사 저지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장 16년을 맞아 글로벌 시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만금카지노와 부산카지노 등 내국인카지노 추가 설치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라는 지적이 높다.


ⓒ강원랜드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동남아 카지노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시점에서 폐광지역의 좁은 시야로는 미래가 없다”며 “강원랜드는 브랜드 가치와 함께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해외진출이나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하는 신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폐광지역에서 생존을 고집하는 것은 아나로그 사고방식”이라며 “디지털 성장전략을 속히 마련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것이 현 경영층과 감독기관의 과제이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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