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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한국'으로 질주…박근혜 정부,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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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한국'으로 질주…박근혜 정부, 끔찍하다"

[이철-박흥수 대담 下] 좌초된 시베리아 횡단철도 사업, 그 이유는?

지난 3일 일본 발 뉴스 하나가 여러 언론사의 특파원 보도로 한국에 소개 되었다. 오는 12월, 러일 경제협력회의를 계기로 러시아 정부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Trans-Siberian Railway)의 일본 연결을 제안했다는 <산케이> 신문 보도내용이다.

연해주에서 사할린을 잇는 7km 구간과 사할린에서 홋카이도를 잇는 42km를 해저터널 또는 다리를 건설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일본 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러시아가 제안한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 철도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에 연결된다.

애초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대륙으로 이어진 한반도와 연결하는 방안, 즉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연결하는 방안으로 러시아와 남북이 수년간 노력해왔다. 특히 노무현 정부 때, 이러한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 하지만 결과는 <산케이> 신문 보도와 같이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공이 넘어가는 모양새다.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가장 중요한 상수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시작되면서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주창했던 박근혜 정권에 이르러서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러시아가 일본에 손을 내미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시베리아 횡단 철도 사업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철 전 철도공사 사장을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이 만나 대담을 나눴다. 이철 전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러 철도 협상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다.

그동안 남북철도 연결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한 그 과정에서 얽힌 뒷이야기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들의 대담을 통해 노무현 정부에서 하려고 했던 시베리아 횡단 철도 사업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현재는 왜 좌초됐는지, 현재 러시아와 일본이 시베리아 횡단 철도 사업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게 어떤 의미인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시간 넘게 진행된 대담을 두 회에 걸쳐 싣는다.아래는 상편에 이어 하편.

▲ 이철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프레시안(최형락)

"김정일 훈령 기다리는 북한 철도상, 결국..."

박흥수 : 본격적으로 회담 이야기를 해보자. 2006년 3월 남‧북‧러 철도 협상 당시 주요의제는 무엇이었고 오갔던 이야기는 어떤 것들이었나?

이철 :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남‧북‧러가 협력해서 TSR과 TKR의 조기 연결이었다. 그래서 러시아 측에서는 3국이 공동 번영하는 길이니까 남북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자는 입장이었다. 북한은 이미 2001년부터 북러 협정을 통해 철도 현황을 조사하고 개량사업을 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것을 상기시켜 남북 철도 연결보다 우선은 러시아와 북한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촉진하자는 입장이었다.

대한민국은 남북철도 연결을 통해서 대륙철도 연결을 한다면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인적 물적 교류 활성화와 우리가 북한에 할 수 있는 지원도 아끼지 않을 용의가 있었다. 그렇기에 북한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주기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건 대한민국의 기본 방향이었다. 철도는 커다란 평화를 가져오는 전령이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나섰고 의사표현을 했다.

그러나 김용삼 철도상은 회담 내내 북쪽의 훈령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우리도 물론 정부에 보고는 하지만 주어진 영역에서 자율적이었다. 주어진 영역이라는 것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가시적인 회담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었다. 설사 비용 지출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의 이익이 되는 것이니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그것을 촉진하는 방향이었다. 회담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밤에 숙소에서 곰곰이 생각을 했는데 러시아 측은 우리가 보낸 차관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북한 철도 개량사업에 남한과 함께 참가하는 구상도 했었던 거 같다. 그러나 회담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것은 아니다.

박흥수 : 그렇게 회담이 진행됐고, 회담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이철 : 남북철도와 대륙철도 연결을 위한 MOU체결이 목적이었으나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 잘해보자' 정도의 결과만 얻었다. 철도 사업 관련 노력하기로 했다 정도의 의장성명 정도만 발표됐다.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철도 개량사업에 참여 하게 된다면 남한의 기술력이나 자본이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하게 되어 철도로 유럽까지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꿈에 그리던 실크로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사실은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도 대륙철도 연결사업을 완성할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성과를 얻는 것인데 더 진전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박흥수 : 첫 술에 배부르기는 어렵다. 첫 만남으로 의사를 확인하고 더 알아나가면서 신뢰가 쌓이면 본국에 가서도 '이 사업 할 만한 사업이다'라고 설득도 할 것이고 이후 한발 한발 나가는 거 아닌가.

이철 : 맞는 말이다. 러시아와 특별히 가까워졌고, 김용삼 철도상처럼 굳어있던 분과도 인간적으로 가까워졌다. 그런 게 큰 진전이었다. 아마 북한으로 돌아간 김용삼 철도상이 철도연결 관련,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으리라 생각한다.

박흥수 : 그런 것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회담이 열린 이후 두 달 만인 그해 5월 13일 제12차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에서 5월 25일 남북열차시범운행을 하기로 합의했었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열차시험운행은 다음 해인 2007년 5월에 있었지만 이런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추진된 배경에는 남‧북‧러 회담이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철 :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하겠다. 일단은 서로 불신을 제거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시험운행 합의 하고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년 2개월 만인 2007년 5월 17일 남북 열차 시범운행이 이루어졌다. 이것만 보더라도 남북관계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 보여준다. 이렇게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야 하는데, 지금은 남북철도 연결은 꿈도 못 꾸는 일이 되어버렸다.

"박근혜 정부, 박살 내는 길로 가고 있다"

박흥수 : 러시아 쪽은 이 시기에 한국 쪽에 더 긴밀하고 친밀하게 접근 했던 것 같다.

이철 : 그렇다. 특히 야쿠닌 사장은 친한파가 됐다. 외모는 백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막걸리 한 잔 나누면 친해질 것 같은 한국스타일이었다. 남‧북‧러 회담 넉 달 후인 2006년 7월 야쿠닌 사장은 한국을 방문해 제주에서 열린 한러 철도운영자회의에 참석했다. 이때 야쿠닌 사장은 한국 측에서 컨테이너 물량을 약속해 달라며 적극적으로 한국 화물 운송사업자들의 TSR 이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 측에서는 화주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료를 낮춰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흥수 : 남북 관계는 늘 힘들다. 그래도 인내심 가지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회복은 고사하고 문을 두드리는 것도 불가능한 듯하다.

이철 : 남북관계라는 게 미묘한 게 나도 철도 문제로 북한을 몇 번 가보았다. 가보면 참 조심스럽다. 그 친구들은 의도적으로 한 번씩 쿡쿡 찔러 본다. 옆에 사람들 있을 때 그러는데 자기가 이만큼 투사다 뭐 이런걸 보여 주려고 하는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전쟁 못 할 줄 알아?' 이러면서 세게 나오다가도 돌아서면 친절하게 대하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가 자칫 잘못해서 거기 맞대응하면 관계가 깨지는 거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비겁하지 않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서 저 사람들을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MB정권 이후 박근혜 정권까지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결코 북쪽은 잘했는데 남한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북핵 문제는 진짜 잘못된 문제고 그걸 통해서 얻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문제는 이걸 해결하는 방안이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북한은 우리가 아는 상식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북한 쪽 실무진은 교류를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철도상마저도, 최고위층마저도 결정을 대기하고, 자기 의견을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경직된 사회가 북한이다. 우리는 그런 사회에 맞춰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조금씩 진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듯하다. 관계가 나쁘면 나쁠수록 더 통로를 열고 더 이야기를 계속하고 그런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데, 오히려 하나하나 끊어 가고 있다. 있는 것을 없애버리고 아예 박살내는 길로 가면 결과는 뻔하다. 남북철도 운행도 잘 운행되다가 축소됐고 이내 중단됐는데, 이건 전혀 비용 문제를 생각할 게 아니다. 통일비용을 생각하면 세발의 피에 불과하다.

결국, 나중에는 개성공단 폐쇄까지 이르게 됐다. 남북 평화공존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역사를 몇 십 년, 몇 백 년 뒤로 돌린 것이다. 북쪽에서 더 거친 행동을 할수록 문을 더 크게 열어놔야 한다. 이게 북한을 모욕하는 표현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지만 우리 가족 중에 일부가 엇나갈 때 채찍을 들기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배려와 대화를 해야 되지 않나? 우선 북쪽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을 알아야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도 깨버리면 우린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박흥수 : 맞다. 상대를 모를 때 두려움과 공포, 오해가 커진다. 상대를 알면 이때 상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고 거기에 따른 대응을 할 수 있고 대안도 내놓을 수 있다. 다시 철도 얘기로 돌아가 보자. 2007년 시범 운행 때의 직접 참석하셨는데 소회랄까? 한 말씀 해 달라.

이철 :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도 있었지만 또 한편 이게 또 진전되어야 하는데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잘 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 등이 섞여있었다.

▲ 박흥수 객원연구위원. ⓒ프레시안(최형락)

"유라시아 통로에서 한국이 완전히 배제된다"
박흥수 : 노무현 대통령의 대륙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는 어땠나. 여러 정책 중 하나였는가? 아니면 여느 정책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가?

이철 : 철도에 대해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었다. 2006년도 국회 첫 연설에서도 그랬다. 철도에 대한 희망이랄까. 철도에 대해서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박흥수 : 특별히 기억나는 말은 없었나.

이철 : 뭐라 표현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그때 청와대에 보고할 때, '내가 그러니깐 의원님에게 부탁을 드린 게 아닙니까'라며 그런 식으로 자기가 특별한 애정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를 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살던 고향에서 고개만 조금 넘어가면 기차가 다녔다고 한다.

박흥수 : 시골 소년이 기차에 동경을 가졌을 듯하다.

이철 :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박흥수 : 하지만 그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 5월 17일 개성공단까지 철도로 가는 시범운행이 있었지만, 그 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됐고 그다음 해 이명박 대통령이 새로 취임한 후 12월에 개성공단 가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철 : 중단 이유가 경제적 이유 아닌가.

박흥수 : 경제적 이유만은 아니다. 당시 개성공단 운행 이후, 개성공단으로 가는 물자가 없는 날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물량이 없으면 열차를 운휴시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휴시키면 열차가 다녔다 안 다녔다 하는 식이 되니 연속성을 위해서 빈차로 간 적도 있다. 그러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운행을 줄이다 완전 중단됐다.

대담의 막바지에 왔다. 천안함 사건, 5.24조치,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치면서 남북관계는 점점 더 악화됐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출범 때에는 박근혜 정권의 성공은 남북관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남북관계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극렬한 대결 구도로 갔다. 특히 가슴 아팠던 것은 개성공단의 폐쇄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 되니까 러시아 측에서는 이제 대륙철도의 한반도 연결은 답이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여기에 더 결정적인 것은 사드가 배치되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더 이상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기보다는 미국의 MD 전진기지로 간주하면서 한국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되는 형국이다. 그런데 이 결과가 바로 대륙철도의 일본 연결로 귀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라시아 물류의 시발점으로서 한국은 의미가 없어진다. 일본철도가 일본 본토에서 시베리아로 연결되면 선점효과로 인해서 아시아 태평양의 물류는 일본이 블랙홀이 되어 빨아들이게 된다. 나중에 한반도 종단 철도가 대륙에 연결 된다 하더라도 지선에 불과하게 된다. 이미 엄청난 대륙연결 인프라가 투자된 일본을 놔두고 한국에 재투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런 현실에서 마땅한 대안이나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이철 : 유라시아 통로에서 한국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이다. 굳이 전쟁까지 안가도 철의 실크로드 연결 꿈이 사라지는 식이다. 일본으로 대륙철도가 연결된다면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과 관련국에서 '왕따' 당하는 그런 효과가 당장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한국 고위층들이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선로가 한 번 정해지면 그것은 변경될 수 없다. 일본 쪽으로 연결되면 우리 쪽으로 오는 건 불가능하다. 100~200년 안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나. 당연히 아시아 지역은 일본을 기점으로 발전하게 된다. 일본 선로 연결은 일본이 한반도-대륙의 통로에 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장기적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섬이었던 일본은 대륙이 되고 우리는 섬이 되는 꼴"

박흥수 :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큰 사건인지 아예 인지하지 못하고 눈앞의 사건들 속에 묻혀 악전고투 하는 것 같다.

이철 :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부 요직에 가득 차있고 설사 생각이 있더라도 그걸 말할 수 없는 분이기가 지배하는 현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감히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는 분위기다. 일부 있다 해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그런 말을 하겠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통점은 집안 내력, 해외 유학에 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공통점은 측근이 그들과 이야기 할 때는 전부 받아쓰기 밖에 안 한다는 점이다. 건의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박흥수 : 러시아는 천연자원이 많기에 당장 자금이 없더라도 일본에 장기적으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일본의 자금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러일 철도 연결과 동시에 천연가스관이나 송유관 사업이 같이 진행된다면 이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따른 경제 효과도 상당하다. 또 이 과정에서 북방영토 문제의 적절한 해결까지 볼 수 있어 러시아와 일본은 서로가 원하는 바를 적절히 취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경제적으로도 일본을 따라잡기는커녕 고립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철 : 러시아와 일본은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하면서 극동의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만들고 한국은 들러리조차 서지 못하게 된다.

박흥수 : 이렇게 되면 동북아시아의 정치지형도 상당히 바뀌게 될 것 같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거나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발언권을 행사 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철 : 그렇다.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 외딴 섬으로 전락한 그런 모양새의 국가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데도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고 달려가는 한국의 지도층을 보면 끔찍하다.

박흥수 : 일반 서민들이야 하루하루를 고민한다고 해도 지도자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현실은 절망적이다. 오늘만 사는 지도층들, 당장의 이권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이런 가운데 섬이었던 일본은 대륙이 되고 우리는 섬이 되는 꼴이다.

이철 : 맞다. 지도자는 없는 길도 뚫고 어긋난 것을 바로 맞추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통로를 막아버리고 열린 길도 무너뜨리는 그런 지도자가 있다는 것에 정말 우리 미래가 암담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빨리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남북 관계를 완화함과 동시에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남북철도 연결과 대륙철도 연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흥수 : 맞는 말씀이다. 오랜 시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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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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