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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만나 "대책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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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만나 "대책 세우겠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보상 여부 거수로 정했다"

"폐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독극물(가습기 살균제)이 들어가면, 3살 어린애보다 더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어떻게 3단계 '가능성 낮음'이라는 판정이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가요. 그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울화통이 터지고 밤잠을 잘 수가 없어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영숙(56) 씨의 남편 김태종(61) 씨는 7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만나 울분을 토했다. 박영숙 씨는 1.2미터짜리 산소통이 없으면 숨을 쉴 수 없다. 처음 쓰러졌을 당시 48% 남았던 폐 기능이 이제는 13%밖에 남지 않았다. 폐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1억5000만 원~2억 원에 달하는 수술비도 걱정이다.

화근은 폐결핵이었다. 어려서 폐결핵을 앓고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아내를 걱정한 김태종 씨는 2008년 이마트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다줬다. 1년도 되지 않아, 아내 박영숙 씨는 갑자기 숨을 못 쉬겠다고 호소하다 심정지가 왔고, 병원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 이후에도 상태가 나빠져 중환자실만 9번을 갔다.

그런 박 씨에게 정부는 3단계 '가능성 낮음' 판정을 내렸다. 어려서 폐결핵을 앓은 박 씨의 상태가 나빠진 것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폐가 좋지 않아서 가습기 살균제를 썼는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태종 씨는 "당시 기존에 폐 질환이 있던 사람들은 전부 3등급 판정을 받았는데, 그 중에는 이미 사망한 사람도 있다"며 "당시 공동 심사위원이 20명이었는데, 그 분들이 (아내를 지원할지 말지를) 거수로 결정했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 말을 들은 추미애 대표는 "(피해 보상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 참 형식적이네"라고 말했다. 박영숙 씨가 썼던 가습기 살균제를 보면서는 "여기에는 소비자가 전혀 판단할 수 없도록 '천연상품'이라고 쓰여 있다. '삼림욕 효과'가 있다고…"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김태종 씨는 추미애 대표에게 "(가습기 살균제) 판정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 다음 문제로는 평생 일상생활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는 피해자들에게 '활동 보조 서비스' 시간을 늘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태종 씨는 "아내가 폐가 망가지다 보니 가스레인지 근처에도 못 간다"며 "장애인으로 등록하고 활동 보조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담당 직원이 폐 문제로 활동 보조 서비스를 신청한 경우는 처음이라서 기준이 없다고 하더라. 자기도 어떻게 할지 모른다면서 결국 일주일에 12시간, 최저 시간을 주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활동 보조 서비스) 주 12시간을 최소한 20시간 정도로 늘려줬으면 하는 게 저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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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는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다. 국민 보건이나 환경 부분은 국가가 방호벽을 세게 쳐서 국민 생명을 지켜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은 국가 책임"이라며 "당 차원에서 대책도 세우고, 조사위원회에서 나온 결과로 국회 대책도 세우는 데 더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원식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국정조사에서도 등급 판정 문제가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폐뿐만 아니라 간이나 비강(코 안쪽)에서도 증상이 나타나는데, 폐소엽의 섬유화만 인정해 줬다"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판정 기준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당에서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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