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5일 교섭 단체 대표 연설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일제히 '청와대가 대신 써준 연설', '남 탓 연설', '유체이탈 화법' 등의 단어를 써가며 혹평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 이날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교섭 단체 대표 연설은 집권 여당이 제시해야 할 비전, 국정 실패에 대한 자성, 민생 고통 대책이 없는 3무(無)의 남 탓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특히 이정현 대표가 "많은 국민이 국회야말로 나라를 해롭게 하는 국해(國害) 의원이라고 힐난한다"고 한 대목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실정은 보지 못하고 야당 탓, 국회의장 탓하는 게 '이정현표 정치 개혁'인가?"라며 "이정현 대표는 아직도 자신이 청와대 홍보수석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정현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통령 심기를 보필하는 거수기 국회를 만들자'였다"며 "오늘 들은 것이 집권 여당 대표의 연설인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장의 연설인가"라고 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정현 대표는 새로운 국회에 대한 각오를 밝혔으면서도 국회선진화법 이후 사상 초유의 국회 폭력 사태에 대해서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국회의장실 점거, 경비 요원 욕설 폭행, 의장 공관 점거 시도 계획 등이 새로운 국회를 만드는 길인가"라고 비꼬았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대한민국의 현재 위기 상황과 그 원인인 청와대와 여당의 잘못에는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정치 혐오에 편승해 의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정현 대표의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불과 지난 주 금요일까지 새누리당의 국회 파행 행위가 수차 있었고 청와대의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한 행태는 여전히 반복되는데도, 국회와 국회의원들에게만 화살을 돌려 모든 책임을 묻고 현실을 인식하지 않는 이정현 대표의 낯 뜨거운 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연상시킬 뿐"이라고 혹평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더군다나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국민과 야당을 '대선 불복 행태'로 규정한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정현 대표가 추구하는 협치가 무엇인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무조건 협조해야만 협치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반대 입장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며 "이정현 대표가 무엇보다 가장 노력해야 할 일은 여당이 청와대의 국회 출장소라는 오명을 벗는 일이다. 국민의 뜻을 파악하고 이를 청와대에 직보할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이 이정현 대표에게 있다. 이 대표가 권한뿐만 아니라 의지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0대 정기 국회 개원을 맞이해 국회에서 열린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야말로 나라를 해롭게 하는 국해(國害) 의원", "(대기업) 지배 구조에 시비를 거는 것은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정치 선전책", "(서울시 청년 수당 사업은) 인기 영합용", "사드 배치는 애국심 하나로 받아달라" 등의 발언을 했다.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법안인 '사이버 테러 방지법', '노동 개편 5법', '규제 프리존 특별법' 등 처리를 야당에 당부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이정현 "호남, 새누리와 연대·연합 정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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