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세계 최초 '핵발전소 10기 지뢰밭' 허용 초읽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세계 최초 '핵발전소 10기 지뢰밭' 허용 초읽기

원안위,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할 듯…정치권·시민단체 반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환경단체와 정치권의 반대에도 23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끝내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직경 3.5킬로미터 내 핵발전소 10기가 밀집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핵발전소 단지'가 승인되는 셈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 허가에 대한 세 번째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날 건설 허가가 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 2017년 완공 예정인 신고리 3, 4호기를 건설 중인데, 이 인근에 5, 6호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2호기를 합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핵발전소만 10기가 몰린 위험 지역이 된다.

신고리 5, 6호기 승인은 허가 심사가 이뤄지기도 전에 기정 사실화됐다. '탈핵 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이 건설 허가가 나기도 전에 신고리 5, 6호기 '불법 공사'를 시작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수원은 신고리 5, 6호기 설비 공사, 배전 선로 설치 공사, 콘크리트 시험실 보수 공사 등 명목으로 이미 273억 원을 지출했다. 또 건설 자재 구입비로 1조 7802원어치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신고리 5, 6호기를 짓기로 사실상 결정해놓고, 형식적인 심사만 벌이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대도시에 핵발전소 10기 밀집, 세계적으로 유례 없어"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부산, 울산 지역 야당 국회의원 등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녹색당은 이날 논평을 내어 "부산과 울산은 이미 8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인 지금도 세계최고 수준의 핵발전소 밀집 지역인데, 10기로 늘리겠다는 것은 '위험'에 '위험'을 더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신고리 5, 6호기가 건설될 지역에는 활성 단층 60여 개가 있다. 핵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범위가 반경 30킬로미터인데, 부산, 울산, 경남 지역 등 핵발전소 인근 거주민만 380만 명에 달한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거주 인구였던 16만 명의 24배 가까이 된다. 전문가들은 "한 지역에 핵발전소 10기가 밀집된 사례는 유례가 없는 만큼, 사고가 나면 인명과 재산 피해에 대한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녹색당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 없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강행하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핵발전소 한 기의 개별 심사 기준만 적용할 뿐, 여러 핵발전소가 동시에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 대비한 안전성 평가(다수호기 위험성 평가)는 추진하지 않고 있다. 녹색당은 "'다수호기' 위험성 평가 없이 승인하는 것은 '무자격 면허증'을 발행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한다.

녹색당은 "전 세계적으로 다수호기 영향 평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 왜 없겠나? 고리와 같이 초대형 밀집 핵발전 단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으로 평가할 방법조차 없는 건설을 왜 밀어붙이나"라고 비판했다.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탈핵 국회의원 모임' 결성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우원식, 김상희, 김해영, 이학영, 전혜숙, 정의당 노회찬, 국민의당 박선숙, 무소속 윤종오 의원 등 22명은 전날 '탈핵 에너지 전환 국회의원 모임(탈핵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공동 대응할 뜻을 밝혔다.

탈핵 국회의원 모임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에 과정에서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주민과 국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충분한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면서 "전체 에너지원에서 원전의 비중을 낮추는 등 새로운 방향의 에너지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소속 윤종오 의원과 정의당 배준호 부대표, 하승수 녹색당 공동 운영위원장은 이날 '신고리 5, 6호기 저지 부울경 탈핵연대'와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연 '신고리 5, 6호기 건설 반대, 신규 핵발전소 확대 중단 1000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녹색당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달린 이 중요한 결정을 '핵산업계'에 우호적인 인사들로 가득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결정하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며 "세계는 지금 100% 재생가능 에너지 시대를 이야기하고 에너지 전환을 준비하는데, 한국만 이런 흐름에 역행해 세계 최대 핵발전 밀집 지역을 건설에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녹색당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