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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솔직히 일자리 창출 여력 안돼"

"성과연봉제, 노사정 합의대로"…박근혜 정부 '아전인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여야 3당 정책위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솔직히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와 여야 3당은 노동계의 '핫 이슈'인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 "노사정 합의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이 말한 '노사정 합의'란 지난해 9월 15일 노사정위 합의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 합의문 1항은 '청년 고용 활성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출도 안 좋고, 투자 부진과 민간 부문 활력 둔화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고, 청년실업률도 상승했다"며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말씀을 솔직히 드린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 세계 경기 둔화가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주고 수출 감소가 지속, 주력 산업 경쟁력도 저하되는 가운데 기업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모두 우리 경제 활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면서 "구조 개혁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극복해 가야 한다"는 해법을 들었다. 그는 "신(新)산업 투자를 과감히 해야 하는데 규제가 많이 있다"며 박근혜 정부 국정 기조 가운데 하나인 '규제 완화'를 국회에 주문했다.

유 부총리의 발언이 나온 이날 '민생경제현안점검회의'는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결과로 마련된 자리다.

유 부총리와 새누리당 김광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 결과 △앞으로 이 회의를 월 1회 원칙으로 필요할 때 열기로 하고, △성과연봉제는 2015년 노사정 합의대로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 합의로 도입을 진행하며, △누리과정 예산 관련, 금년의 보율대란은 중앙정부가 재정적으로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 다음 회의에 보고하고, △구조조정 문제는 이해관계자 책임을 최소화하고 정부 재정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부분과 관련, 야당에서는 "지난해 노사정이 합의해서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들고 노사 자율로 추진한다'고 했는데, 불법적인 일까지 벌어지며 성과연봉제 도입이 강행되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김성식 의장)라고 지적이 나왔고, 정부 측은 "불법과 탈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이면서 노동 현장에서는 사용자 측에 의한 불법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관련 기사 : "죄인처럼 세워 놓고 성과연봉제 동의 강요")

정부와 여야 3당이 재강조한 '9.15 노사정위 합의'에는 "임금체계 개편방향은 직무, 숙련 등을 기준으로 하여 노사 자율로 추진한다", "노사정은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돼 있다.

노동계는 사용자 측이 이 '9.15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합의 당시부터 9.15 합의의 내용 자체를 놓고도 불만을 제기해 왔다. 합의 직후, 당사자인 한국노총조차 '정부와 여당이 합의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 끝에 올해 1월 합의 무효를 선언하기도 했다.

9.15 합의의 기본틀은 '공기업이 앞장서서 고용을 확대하는 등 고용 창출을 위해 정부와 사용자 측이 노력할 테니, 그 대가로 노동계도 임금체계 개편 등 희생을 감수해 달라'는 주고받기식 협상으로 이해됐다. 실제로 합의문 1항에는 "청년 '고용 절벽'을 돌파하기 위해 대기업, 공기업은 청년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제반 조치를 강구하고, 정부는 청년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에게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런 가운데 유일호 부총리가 "일자리 창출 여력이 안 된다"며 그 해법으로 "신산업 투자" 등을 언급한 것은 정부가 9.15 합의를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을 소지가 크다. 9.15 합의에 따라 정부와 사용자 측이 해야 할 "청년고용 활성화", "청년고용 확대 노력", "고용 창출 효과 제고" 등은 소홀히 하면서, 합의문 가운데 노동계의 희생을 요구한 부분만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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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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