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의 아이폰 보안해제를 놓고 애플과 갈등 중인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도움 없이 보안을 해제할 방법을 시험하고 나섰다.
FBI의 아이폰 보안해제 요구를 애플이 거부함에 따라 예정된 법원의 첫 공판은 이 같은 대안을 먼저 모색해보겠다는 FBI의 신청에 따라 연기됐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애플이 샌버너디노 테러 수사를 위해 FBI에 아이폰 잠금 해제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명령과 관련해 열 예정이던 공판을 연기했다.
이는 FBI의 연기 신청을 받아들인 결과다.
AP통신은 "FBI가 전날 밤 공판 연기 신청을 했다"며 "한 외부인사가 FBI를 찾아 아이폰의 보안장치를 풀 방법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제시된 방법이 성공한다면 애플의 도움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판은 지난달 법원이 애플에 기술 제공을 명령했지만 애플이 곧바로 명령 취소 신청을 제기하면서 기일이 잡혔다.
FBI는 샌버너디노 사건의 테러범 사예드 파룩(28)이 사용하던 '아이폰 5c'의 보안기능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애플은 거부했다.
FBI는 아이폰에서 틀린 암호를 10번 이상 입력하면 저장된 정보가 자동 삭제되는 기능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고객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FBI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공판을 앞두고 애플이 중국에 설치한 데이터 센터가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미 법부무는 공판에 앞서 법원에 제출한 변론 취지서에서 애플이 중국 정부의 고객 정보 접근은 도우면서도 미 정부에는 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이에 완전히 암호화한 중국 고객의 데이터만 저장돼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백도어'(뒷문) 설치에 대해선 어떤 정부와도 협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믿으며 미 정부와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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