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지난 1월에 단 1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조선업계가 빅3 체제로 접어든 이후 이렇게 부진한 실적은 사실상 처음이라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 수주 전망도 암울하다는 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의 지난 1월 수주는 전혀 없었다.
이들 3사가 지난해 1월에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선) 등 18억달러 어치를 수주했던 것과는 천양지차다. 당시도 불황이라고 우려가 컸는데 올해 1월에는 수주 '0'을 기록하면서 빨간등이 켜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월이 비수기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빅3가 수주를 단 1건도 못한 것은 사실상 처음일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발주사들이 움츠리면서 현재 선박 주문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가 구조 조정에 착수하면서 다른 선사들도 동참해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감한데다 저유가로 LNG선 발주도 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의 새로운 선박 환경규제가 적용되면서 선사들이 이 규제를 피하려고 지난해 미리 발주해 올해 주문이 줄어든 요인도 있다. 중소형 선박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중국 조선소에 뺏긴 탓도 큰 것으로 국내 조선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10월을 기점을 중국 조선업계에 수주량에서 역전당한뒤 수주가 급감해왔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해 LNG선 등 10억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발주사의 발이 끊기면서 애를 태우는 상황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글로벌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아 1월에 수주가 없었다"면서 "현재로선 이미 수주한 물량을 제때 인도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유조선 4척을 4억달러에 수주했다. 그러나 올해 1월은 수주 실적이 없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1월 수주한 게 없다"면서 "1월 한 달만 가지고 전체를 전망하기는 어려우며 선주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월 LNG선 2척을 4억달러에 수주했는데 역시 올해 1월은 수주가 없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두워 발주가 없는 것 같다"면서 "유가가 급락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유가와 글로벌 불황이 올해도 지속할 전망이라 조선 빅3의 앞날도 밝지 않다.
특히 빅3의 신성장 동력이던 해양플랜트가 지난해 수조원대 적자를 안기면서 올해는 수주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조선 빅3는 단골 발주사와 관계 강화를 통해 수주를 이어가고 LNG선과 유조선 등의 수주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도 정상적인 수주가 힘들 것 같다"면서 "그나마 빅3의 경우 2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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