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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의 '검은색 논평'…"7년, 아직 망루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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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의 '검은색 논평'…"7년, 아직 망루엔 사람이…"

녹색당 "용산 7주기, 이명박·김석기는 대로를 활보한다"

20일은 용산참사 7주기다. '사이다 논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녹색당이 용삼참사 7주기를 맞아 '저기 저 망루 위에, 아직 사람이 있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당의 상징색인 녹색을 논평에서 빼고 검은 색을 바탕으로 바꿨다.

녹색당 김수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회성, 윤용헌, 이상림, 이성수, 한대성, 김남훈. 7년 전 오늘 남일당에서 그들이 떠났다"며 "다섯 명 철거민 사망자들은 1년동안 냉동고에 머물렀다. 진상 규명과 단호한 심판은 불발되었다. 절규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강정마을, 밀양과 청도의 주민들을 짓밟은 폭력을 통해 이어졌다. 시대의 치욕은 세월호 참사로 다시 나타났다. 뻔뻔한 진압은 광화문 길거리로 돌아와 백남기를 쓰러트렸다. 그렇게 도미노처럼 쓰러져갔다"고 상기시켰다.

녹색당은 "우리는 아프게 분노하며 기억해야 한다. 돌아간 사람들, 남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본과 권력의 죄상을 은폐하려는 비열한 수작이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저기 저 사람을 보라. 사냥꾼 김석기 씨를 보라. 7년 전 오늘 이후 명함에 박아넣은,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주오사카 총영사관 총영사, 한국공항공사 사장 경력을 보라. 그는 이제 경주에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 정말이지 우리는 처절하고 철저하게 실패해왔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이어 "그러나 저기 저 사람들을 보라. 김석기를, 이명박을, 오세훈을 그리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저 사람들을 보라. 아직도 감히 대로에서 활보하는 살인 공모자들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녹색당 논평 전문.



저기 저 망루 위에, 아직 사람이 있다
양회성, 윤용헌, 이상림, 이성수, 한대성, 김남훈. 7년 전 오늘 남일당에서 그들이 떠났다.
투기의 광풍, 권력의 불길은 무서웠다. ‘뉴타운’이라는 명목으로, ‘한강르네상스’라는 슬로건으로 40층 규모 6개동 아파트가 치고 들어왔다. 치솟는 땅값과 기울어가는 장사를 뒤로 하고 떠나려니 보상마저 바닥 수준이었다. 공권력은 철거용역의 횡포로부터 이들을 지켜주지 않았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 화재의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은 진압 작전이 시작되었다. 철거민들이 죽고 다쳤고, 동원된 경찰 공무원들도 죽거나 다쳤다.
우리는 아프게 분노하며 기억해야 한다. 돌아간 사람들, 남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본과 권력의 죄상을 은폐하려는 비열한 수작이었다. 다섯 명 철거민 사망자들은 1년동안 냉동고에 머물렀다. 진상 규명과 단호한 심판은 불발되었다. 절규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강정마을, 밀양과 청도의 주민들을 짓밟은 폭력을 통해 이어졌다. 시대의 치욕은 세월호 참사로 다시 나타났다. 뻔뻔한 진압은 광화문 길거리로 돌아와 백남기를 쓰러트렸다. 그렇게 도미노처럼 쓰러져갔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용산 등지에 불어닥친 재개발 광풍을 멎게 한 것은 경제 원리였다. 정치가 아니었다. 용산4구역은 개발지상주의의 뒤안길인 동시에, 정치가 조성한 폐허이다. 정치가 이렇지 않았다면, 뒤에 일어날 일도 막을 수 있었다. 그냥 정치로는 안 된다. 의회에서 적당히 쳤다 제몫 챙겨 빠지고 거리에서는 생색이나 내는 그런 정치로는 안 된다. 거리에서 의회까지를 이을 수 있는, 거리가 모두의 의회가 되고 의회는 모든 거리와 통하는 그런 정치여야만 한다. 그런 정치가 아니라면 우리는 오늘 펼쳐지는 현실을 끝 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저기 저 사람을 보라. 지금도 유유자적 이 하늘 밑을 돌아다니는, 역사상 가장 안락한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를 보라. 서울시민들이 그렇게 죽어가도 철면피를 뒤집어쓰고 시장 행세에 열중하더니 이제 종로 국회의원 선거에 돌아오는 오세훈 전 시장을 보라. 경제 흐름이 재개발의 바람을 빼놓는 동안, 정치는 이렇게 비열하게만 흘러왔다. 저기 저 사람을 보라. 사냥꾼 김석기 씨를 보라. 7년 전 오늘 이후 명함에 박아넣은,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주오사카 총영사관 총영사, 한국공항공사 사장 경력을 보라. 그는 이제 경주에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 정말이지 우리는 처절하고 철저하게 실패해왔다.
그러나 저기 저 사람들을 보라. 김석기를, 이명박을, 오세훈을 그리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저 사람들을 보라. 아직도 감히 대로에서 활보하는 살인 공모자들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 아직 세상을 바로잡지 못하는 우리를 주시하는 사람이 있다. 포기하지 않고 분투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지치고 쓰러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려는 사람이 있다.
저기 저 망루 위에, 아직 사람이 있다.
2016년 1월 20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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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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