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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왜 버가야 설립 일자를 속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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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왜 버가야 설립 일자를 속였나?

안치용 "페이퍼컴퍼니 논란 피하려 허위 기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내연녀 김모 씨에게 8억5000만 원대 이익을 안겨줬던 버가야인터내셔널이 설립 당시 자본금이 1싱가포르달러(약 842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SK그룹 측은 사업보고서에서 계열사인 버가야인터내셔널 설립 일자를 허위 기재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 경우, 최 회장 측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내용이다.

'2010년 2월 24일' 설립한 회사, 왜 '2010년 3월 11일' 설립했다고 적었나?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밝혀낸 사실이다. SK그룹은 왜 그랬을까. 안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SK그룹 측이) 버가야인터내셔널 설립 자본금이 1싱가포르달러였다는 점을 숨기기 위해 설립 일자를 허위 기재했다"면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안 씨가 공개한 서류에 따르면,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2월 24일 설립 당시 "전체 주식은 1싱가포르달러짜리 주식 1주, 주주는 구모 씨 1인"이라고 싱가포르 정부에 신고했다.

이어 같은 해 3월 2일,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싱가포르 정부에 주주변동내역보고서를 제출했다. 단독주주였던 구모 씨가 사라지고 SK에너지인터내셔널이 전체주식 1주를 인수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9일 뒤인 2010년 3월 11일,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주주총회를 열어 SK에너지인터내셔널에 1싱가포르달러짜리 주식 9만9999주를 배정했다. 이에 따라 SK에너지인터내셔널은 버가야인터내셔널 주식 10만 주(11일 새로 배정된 주식 + 원래 갖고 있던 주식 1주)를 갖게 됐다. 아울러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이날 자본금이 10만 싱가포르달러(약 8420만 원)가 됐다. 이런 내용을 같은 해 3월 17일 싱가포르 정부에 보고했다.

문제는 SK그룹 사업보고서에 버가야인터내셔널 설립 일자가 '2010년 3월 11일'이라고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명백한 오류다. 설립 일자는 '2010년 2월 24일'이다. SK그룹 계열사가 된 날 역시 아니다. '2010년 3월 2일'이 버가야인터내셔널이 SK그룹 계열사가 된 날이다. 사업보고서에 설립 일자라고 명시된 '2010년 3월 11일'은, 버가야인터내셔널의 자본금이 10만 싱가포르달러로 늘어난 날일 뿐이다.

단순한 실수였을까. 안 씨는 아니라고 본다. 안 씨는 "SK사업보고서에서 버가야인터내셔널의 설립 일자를 2010년 3월 11일로 명시한 것은 (같은 해) 3월 2일 SK에너지인터내셔널이 1싱가포르달러짜리 회사를 인수한 사실을 밝힐 경우, 페이퍼컴퍼니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한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금융소비자원, 최태원 및 내연녀 고발 예정

버가야인터내셔널은 2010년 4월 23일 최 회장의 내연녀가 보유한 서울 서초동 아펠바움 74평형 아파트를 24억 원에 사들였다. 시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었다. 최 회장 내연녀 김모 씨는 2년 만에 8억5000만 원대 차익을 챙겼다.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설립 두 달만에 김 씨의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버가야인터내셔널 설립 자체가 김 씨에게 이익을 넘기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의혹이 뚜렷해진다. 게다가 아파트 매입 당시 버가야인터내셔널 자본금은 약 8420만 원이었다. 24억 원대 아파트를 사들인 회사의 자본금치고는 너무 적은 액수다. 아울러 버가야인터내셔널이 김 씨에게 지급한 돈의 출처 역시 아직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불법 비자금 의혹도 제기될 수 있다.

한편, 금융소비자 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최 회장과 내연녀 김 씨, 버가야인터내셔널 관계자 등을 곧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 역시 김 씨와 버가야인터내셔널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외국환거래법상 신고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등이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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