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개봉한 마블(Marvel)의 오락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하 어벤져스2)의 대외 홍보를 위해 정부가 26억7000만 원의 지원을 결정했으나, 정작 제공받은 홍보용 영상은 쓸모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예산을 들이고, 서울 시민의 편의까지 해치며 지원한 사업이 모두 헛수고였던 셈이다.
22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측에 따르면 이달 한국관광공사가 당초 계약한 한국 관광 홍보용으로 마블로부터 받은 '비하인드 더 신(Behind the Scenes)' 영상물은 홍보용으로 사용하기 힘든 수준의 제작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출한 '마블사와의 MOU(양해각서) 및 비밀유지계약서 검토 관련' 자료는 "(공사)와 마블 측 중간 연락 담당자는 본인이 먼저 영상을 보았는데 Behind the Scenes 영상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내용을 담았다. "쓸만하지 않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한국관광공사, 영화진흥위원회 등 정부 산하 기관은 지난 2014년 3월 어벤져스2의 서울 촬영 시 마블과 MOU를 체결했다. 한국은 영화의 국내 촬영 지원을 약속하고, 마블은 '영화의 일부 영상을 활용한 홍보영상 제작 허용'과 '대한민국 촬영 관련 특별 영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더구나 한국관광공사는 마블이 요구한 '비밀유지계약(NDA)' 체결로 시일을 끌다, 영화 개봉 5개월이 지나서야 영상물을 받았다.
마블의 인기 오락 영화 어벤져스2는 서울의 주요 도심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서울 시민이 불편을 겪었으나 "한국 홍보가 이뤄질 것"이라는 명목으로 불평의 목소리가 묻혔다. 지난 11일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교문위)에 따르면, 한국 관광 홍보를 위해 영진위는 최근 26억7000만 원을 국내 관광기금에서 빼 지원하기로 결정하기까지 했다.
정 의원은 "정부는 실체가 없는 2조40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운운하며, 단지 한건주의에 매몰되어 관광홍보효과는 거두지도 못하고 관광기금으로 26억 원만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외국영화의 한국 로케이션이라면 무조건 지원해주고 보자는 식의 현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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