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교수 160명이 16일 오전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44명 가운데 34명이 반대 성명을 발표한 이후로 부산대, 덕성여대에 이어 네 번째로 교수들이 집단 성명을 낸 것.
고려대 교수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문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의 기틀을 파괴하고 국론 분열을 일으킨다"며 국정 교과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국정화는 독재 권력이 획일적인 역사를 가르치던 유신 정권 시절로 회귀하는 반민주적 행위"라면서 "국정화보다는 검인정제가 헌법 이념에 더 부합한다고 판결했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결코 역사학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우리 사회가 힘들게 쌓아온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의 근간을 위협하고 품격 있게 발전해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심히 우려스럽게 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 현 정부가 훌륭한 업적과 국민적 지지 속에서 임기를 마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고 했다.
성명에 참여한 정태헌 한국사학과 교수는 "고려대에서 160여 명의 교수가 참여했다는 것은 학문의 전당에서조차도 이를 역사학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현재와 미래에 직결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라며 "고려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도 현재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다. 국정화 추진은 결국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15일에는 부산대 역사 교수 24명 전원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선언에 참여했다. 같은 날 덕성여대에서도 40명의 교수들이 성명을 통해 "억압적인 국가일수록 국정교과서를 선호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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