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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긴장 속 이란 핵협상 "기본 원칙 합의"…미 '두 탕 외교'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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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긴장 속 이란 핵협상 "기본 원칙 합의"…미 '두 탕 외교' 지적도

이란, 긍정 평가 속 "조속 합의 기대는 시기상조"…윗코프 등 17일 이란·우크라 협상 둘 다 진행\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11일 만에 핵협상을 재개했다. 양쪽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지만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폐쇄되는 등 이란 인근 해역에서 군사적 긴장도 높아져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이 이전 회담보다 "더 건설적"이었고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앞에 분명한 길이 열렸고 내 생각에 이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다만 조속한 합의에 대한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쪽이 "잠재적 합의 문구 초안" 논의 지속을 위한 "기본 원칙에 대한 전반적 합의"엔 도달했다면서도 "이것이 우리가 합의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거란 의미는 아니다. 적어도 그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락치 장관이 다음 협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양쪽이 잠재적 합의안 초안을 작성해 교환한 뒤 3차 협상 날짜를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는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양쪽이 2주 안에 "차이점 해소를 위한" 문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17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협상은 "어떤 면에선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양쪽이 이후에도 회담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다른 면에선 이란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금지선(레드라인)을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매우 분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지선 관련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우린 강력한 군을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은 이란 인근에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이 이란 주변에 항모전단을 포함해 대규모 병력을 배치해 핵협상 타결을 압박 중인 가운데 이란은 16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에 돌입하며 맞불을 놨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보면 이란은 협상 당일인 17일엔 훈련 명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수 시간 봉쇄해 선박 통행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주요 석유 공급로 중 하나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7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비판하며 "물론 항공모함은 위험한 기계지만, 더 위험한 건 그걸 바다 밑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무기"라며 미국이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미국에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 기회를 제안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협상에 정통한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이 3~5년간 농축을 중단하고 우라늄 재고를 희석할 의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대가로 미국에 금융 및 은행 제재 및 석유 판매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신문은 이란이 석유 및 에너지 분야를 포함해 미국에 무역·투자 기회와 유인책을 제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을 보면 17일 회담 내용을 잘 아는 이란 당국자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국이 즉각적 제재 완화를 하지 않을 거라고 계속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협상을 핵프로그램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탄도미사일 제한 및 역내 대리세력 지원 철회를 포함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 쟁점도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이 이란 핵협상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이날 하루에 진행하며 진지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17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는 오전엔 이란 협상을, 오후엔 우크라이나 협상을 진행했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당국자는 이를 두고 "응급실 하나에 중환자 두 명이 있는데 의사 한 명이 어느 쪽에도 지속적 주의를 기울일 수 없어 실패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며 이러한 접근은 "무리한 시도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정치컨설팅사 글로벌상황실(GSR)의 브렛 브루엔 대표는 "트럼프는 외교의 까다로운 세부 작업의 질보다 양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두 문제를 다루는 건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17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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