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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덕한 영입' NC, 공룡 눈에 점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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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용덕한 영입' NC, 공룡 눈에 점을 찍다

[베이스볼 Lab.] NC-kt의 2:1 트레이드 분석

NC 다이노스는 21일 외야수 오정복과 투수 홍성용을 내주고 kt 위즈에서 베테랑 포수 용덕한을 영입했다. 이로서 NC는 팀의 최대 약점을 거의 아무런 손실 없이 메우는데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대권에 도전할 태세를 갖췄다.


용덕한을 영입하면서 NC는 KBO리그의 대표적 수비형 백업 포수 중 한 명을 보유하게 됐다. NC는 올 시즌은 물론 2013년 1군 진입 이래 줄곧 백업 포수의 부재로 애를 먹었다. 김태우, 허준, 이승재, 이태원 등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테스트했지만 각각 경험과 수비력, 타격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면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구멍은 올 시즌 들어 더 크게 벌어졌다. 김태우의 군입대와 허준-이승재의 은퇴, 이태원의 전열 이탈로 1군에서 기용 가능한 포수가 모두 사라진 상황. 이에 캠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고졸 2년차 포수 박광열이 1군에 머물며 백업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직 코칭스태프가 한 경기를 온전히 맡기기에는 프로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 명포수 출신인 NC 김경문 감독은 포수를 보는 눈이 까다롭다.


이에 김태군은 올 시즌 팀이 치른 전 경기(67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리그 포수 최다이닝(530.2)을 소화하는 고난의 행군을 이어갔다. 21일까지 김태군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수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야디어 몰리나(530이닝) 하나 뿐이다. 이전까지 김태군의 한 시즌 최다 수비이닝은 2013년 112경기에서 기록한 789이닝이다.


NC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김태군은 공수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버텨내는 중이다. 하지만 시즌 후반까지 이런 식으로 전 경기를 혼자 소화하다가는 언제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쉴 새 없는 출전 탓인지 팔팔하던 시즌 초에 비해 최근 경기에서는 부쩍 힘이 부치는 인상도 비쳤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다. 만에 하나 김태군이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팀 내에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NC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했다. 67경기 동안 별 탈 없이 김태군 하나로 끌고 오긴 했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시즌을 치른 셈이다. 김태군이 시즌 후반까지 건강하게 활약을 이어가려면, 한 경기를 맡아서 이끌어갈 능력을 갖춘 포수 영입이 반드시 필요했다. 용덕한은 이런 조건에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선수다.

▲NC가 영입한 용덕한은 인사이드 워크가 좋고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는 유형의 포수다. ⓒkt위즈


1981년생으로 올해 34세가 된 용덕한은 프로 데뷔 12년차 베테랑이다. 2004년 두산에서 데뷔해 2011년까지 김경문 현 NC 감독과 여섯 시즌을 함께 했고, 이후 롯데를 거쳐 올 시즌 10구단 kt 위즈 안방을 책임졌다. 시즌 초에는 주전으로 마스크를 도맡아 썼지만, kt가 롯데에서 장성우를 영입한 뒤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용덕한 정도 연차의 베테랑에게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은 별 의미가 없다. 팀 입장에서도 퓨처스리그에서는 용덕한보다는 안승한, 윤여운, 이해창 등 젊은 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줘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트레이드가 용덕한에게는 좀 더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포수 수비에서의 재능과 경험을 발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용덕한의 포수로서 역량은 커리어 내내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홈 플레이트 뒤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블로킹 능력도 좋은 편이다. 투수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두산 시절 한 베테랑 투수는 뛰어난 구위에도 주자 있는 상황에서 난타당하는 일이 잦았는데, 용덕한이 군에서 제대해 합류한 2010년부터는 눈에 띄게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용덕한이 마스크를 쓰면서 주무기인 스플리터를 주자 있을 때 자신 있게 자주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어깨가 아주 강한 편은 아니지만, 빠르게 정확하게 던지는 기본적인 송구 능력도 갖추고 있다.


용덕한은 인사이드 워크가 좋고 투수를 편안하게 하는 포수로도 정평이 나 있다. 투수의 개인 성향과 심리 상태를 잘 이해하고, 투수를 배려하면서 자신감 있는 투구를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올 시즌에도 kt의 어린 투수들을 어르고 달래며 성장을 이끌었다. 다른 구단들이 주전 포수 김태군의 스타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용덕한의 리드는 생소한 느낌을 줄 수 있다. NC 기존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도 풍부한 편이다. 2010년, 2012년에는 포스트시즌에서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트레이드로 NC는 기존 주전포수 김태군에 매주 최소 1~2경기씩 휴식일을 줄 수 있게 됐다. 중노동에 가까운 포수의 특성을 감안하면 반드시 필요한 휴식이다. 또 경기 후반 포수 타석에서 대타 기용, 대주자 교체도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경기 후반 김태군이 출루해도 대주자로 교체할 수가 없어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게임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어진 것이다.


올 시즌 이후를 놓고 봐도 용덕한 영입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NC 김태군은 늦어도 2017년 이전에는 군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 이에 NC는 올 시즌 뒤 경찰청에서 돌아오는 강진성, 기존의 박광열과 박세웅 등 젊은 포수들을 데리고 김태군의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 주전 포수 교체기에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포수의 존재는 팀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용덕한이 오면서 포수 유망주 박광열이 퓨처스로 가게 되는 것도 장기적으로 선수와 팀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열처럼 어린 포수는 1군에서 벤치에만 앉아있는 것보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포수는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도 경험이 중요한 자리다.


한편 kt는 용덕한을 내준 대가로 외야와 투수진의 뎁스(depth)를 보강했다. kt로 건너온 외야수 오정복은 다재다능한 우투우타 외야수로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수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 외야진(이대형, 하준호, 김상현)의 수비력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는 편인 kt로서는 경기 후반 외야수비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정복은 올해 29살로 아직 공격력 면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선수다. 이미 삼성 시절인 2010년 100경기에서 OPS 0.771에 wOBA(가중출루율) 0.35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외야진이 탄탄한 NC에서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kt에서는 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외야수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또 투수 홍성용은 지난 시즌 초반 NC 불펜에서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쏠쏠한 활약을 해준 좌완 스페셜리스트다. 구속은 130km/h 후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좌완으로는 보기 드문 사이드암 팔 각도에 흔히 말하는 ‘훵키 딜리버리(funky delivery)’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처음 보는 타자는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좌타자를 상대로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기존 kt 좌완 불펜으로는 이창재, 심재민 등 신인 선수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좌타자를 상대로 특별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이창재 좌타 상대 피안타율 0.283, 심재민 0.360).


이번 트레이드는 NC와 kt 두 팀에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22일 현재 KBO리그 단독 1위에 올라 있는 NC는 최근 외국인 투수 교체로 선발진을 보강한 데 이어 포수까지 강화하며 더욱 탄탄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이미 리그 최상위권의 공격력과 수비력, 불펜을 갖춘 상태에서 선발과 포수까지 보강하며 우승 후보로 손색없는 전력이 완성됐다. 날아오를 준비를 갖춘 용 그림에 마지막으로 눈까지 그려 넣은 셈이다. kt 역시 팀내에서 자리가 마땅찮은 베테랑에게 길을 터주면서, 외야와 투수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서로 남는 자원을 내주고 필요한 자원을 얻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윈-윈 트레이드라고 볼 수 있다.


기록출처: www.basebal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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