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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실패에 1억 빚더미 "어이없는 대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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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실패에 1억 빚더미 "어이없는 대법 판결"

권영국 "KTX 승무원 대법 판결, 사실상 월권행위"

해고 이후 가처분 소송을 통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급여를 받았던 KTX 승무원들이 지난달 26일 대법원 패소 판결에 따라 코레일로부터 받은 돈 1억여 원을 몽땅 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대법원이 가처분 재판부조차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 1억 물게 된 KTX 승무원 "가정 위해 이혼 고민도")

법원은 지난 2008년 KTX 승무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보전 및 임금지급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코레일 측에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매달 180만 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코레일이 2012년 12월 다시 가처분 소송을 통해 임금 지급을 중단할 때까지 승무원들은 4년간 사측으로부터 매달 약 180만 원을 받았다.

▲김승화 KTX 승무지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에서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은 해고가 무효라며 코레일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 취지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

가처분 인용 여부는 △상대방에 대해 청구할 법적 권리가 있는지,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는지 등에 따라 결정된다. 2008년 당시 재판부는 '묵시적 근로 계약 관계'가 성립한다며 승무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이에 앞서 1, 2심 재판부 역시 '묵시적 근로 계약 관계'에 따른 코레일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법 패소로 모든 것이 휴짓조각이 됐다. 지난달 26일 대법원은 "코레일과 승무원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승무원들의 가처분 신청 요건 자체를 무력화시켰다. 본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가처분 효력 또한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승무원들이 4년간 코레일로부터 받은 돈 1억 원은 한순간에 빚으로 바뀌었다.

승무원들은 복직의 꿈이 좌절된 것도 충격이지만 당장 돈 갚을 일이 막막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법 판결까지 모두 끝났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제받을 길은 요원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4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법원 입장에선 '줬다 뺏은' 셈인데, 애초에 대법원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컸으면 가처분 재판부가 인용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만큼 이번 대법 판결은 무척 어처구니없는 의외의 결과였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대법원은 사실심 결과를 전제로 법리 검토만 해야 하는데, 이번 판결에서는 '1, 2심에서의 사실 판단 자체를 뒤집어버렸다"며 "법률심 역할을 넘은 사실상 '월권'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재판부가 기업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며 "재판부에 따라 노동자들의 운명이 지어지지 않으려면 대법원 해석을 제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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