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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학점 움켜쥐고 괴물이 된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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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학점 움켜쥐고 괴물이 된 교수들

[언론 네트워크] 성희롱에 지속적인 폭언 일상화…미래 저당잡힌 학생들 '굴종'

대학교수 '갑질' 해부
성폭력·폭언·폭행의 실태

대학에는 서열이 있다. 정년트랙 교수 아래 비정년 트랙 교수가 있고, 교수 아래 직원이, 그리고 그 아래 어디쯤 학생이 존재한다. 캠퍼스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인권유린을 당해도 약자는 할 말이 없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취업과 학점을 쥐고 있으면서 소위 갑질을 한다. 이사를 할 때 자장면 한그릇만 사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교수들부터 근로장학생의 임금을 착취하는 교수, 성희롱과 폭언을 일삼는 교수 등 소위 괴물이 된 교수들이 우리사회에 여전히 존재한다. / 들어가는 말

지난해 12월 제자와 인턴학생 9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서울대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가 구속기소됐다. 이어 서울대 경영대 모 교수의 추가 성추행 의혹이 나오면서 진상조사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에서 터진 이 두 사건은 대학사회의 '갑을 문화'를 이슈화시켰다. 강석진 교수의 경우 10년 넘게 학생들을 성추행했지만 최근에야 알려졌다. 서울대 내 설치된 인권센터에서는 이미 강 교수에 대해서는 파면 및 중징계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대학에 제출했다.

충북에서도 충북대 남자 교수의 남학생 성추행 사건, 한국교통대 교수의 직원 사찰, 같은 대학 또다른 교수의 폭언 및 근로장학금 갈취 사건 등이 최근 언론에 알려졌다. 도내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정리해본다.

▲ 대학 내 교수들의 성희롱 사건이나 폭언 등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잘 밝혀지지 않는다. 약자인 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이라는 미래 때문에 교수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지 못한다. ⓒ충북인뉴스
# 상습적인 폭언, 폭행 빈번했지만…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식품공학과 A교수(63)의 폭언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A교수는 여성의 생식기를 표현하는 말을 욕으로 서슴지 않고 강의 중에 내뱉었다. 근로장학생의 장학금도 갈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 상태다. A교수는 이미 90년대 학교에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에도 학생들이 문제제기해 퇴직각서를 썼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정년을 2년 앞둔 노교수가 됐다.

2009년엔 A교수가 음료수 캔으로 학생을 폭행해 벌금 100만원과 정직 및 감봉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학생이 형사고발을 하지는 않아 사건은 마무리됐다.

A교수의 망언과 비위사실을 목격했던 학생들이 이번에는 참지 않았다. 지난달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진정서의 내용은 A교수가 여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폭력을 상습적으로 행사하고, 성적 조작과 본인 저서 강매·학생 ID 도용·강의실 내 흡연 같은 각종 비리·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답변을 듣고자 A교수에게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대학 측에선 이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이미 이 같은 사실에 대해 10여명의 학생들이 진술을 마쳤다. 하지만 대학 측은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의 미온적 대응에 학생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당교수의 수강신청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학기에 A교수가 가르치는 4~5개의 전공강좌가 개설됐지만 1,2,3학년 학년당 30여명 즉 100여명이 강의를 신청하지 않았다. 수강신청은 지난 6일에 완료됐다.

학과 학생들은 9일 성명서를 발표해 "모욕적인 발언, 수업시간에 막말과 욕설, 교재 표절 및 강매, 근로장학생 장학금 갈취 등 A교수가 저지른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A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은 전공학과 학생들은 꼭 수강해야 하는 필수 과목인 만큼, 다른 교수로 교체해 수업을 진행해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어 "A교수는 진상조사위를 통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교수에게 덮어씌우는 제자가 어디에 있겠느냐.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무고한 학생들만 탓하는 교수하고는 더 이상 사제지간의 관계를 지속키 어렵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또 "사법당국에 A교수의 비리 사실을 직접 고발하겠다"면서 그동안 학교 측에 제출한 증거자료들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희찬 한국교통대 교무처장은 “아직까지 징계 위원회에서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 조사위원회도 수사권이 있는 게 아니라 판단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조사를 마치면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안은 없다. 학생들의 수강신청 거부에 대해서는 "신청날짜가 지났지만 다시 학생들이 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 더듬고…만지고…성추행 사건

카이스트 출신의 충북대 공업화학과 B교수(남·40)는 지난해 12월 12일 술을 마시고 남학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교수는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남학생 제자(24)의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B교수는 체포됐다. 현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2월 4일 재판에 회부됐다.

B교수는 "제자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장난을 치다가 몸을 만진 것이지 성추행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B교수가 휴대폰으로 촬영한 제자의 신체부위가 수사과정에서 발견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B교수는 사진을 찍었다가 후에 삭제했지만 다시 복원됐다.

지난해 9월에는 여제자 수십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제천 세명대의 한 학과장이 구속됐다. 학과장인 C교수는 지난해 6월 9일 오후 9시경 여학생 2명과 함께 노래방에 가 게임을 핑계로 이들의 몸을 더듬는 등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비슷한 방법으로 27차례에 걸쳐 여제자 23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씨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일하는 여학생과 교양 과목 수강생 등을 상대로 성적이나 진로에 대해 상담을 해주겠다며 사적인 자리를 마련한 뒤 성추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프레시안=충북인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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