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운동가 출신인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비행기 후진' 파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악행이 실제로 벌어졌다"며 "운항 중인 승무원에게 고함과 호통을 치며, 여객기를 멈춰 세워 사무장을 하기(下機)시킨 조 부사장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조 부사장의 행태는 승무원에 대한 인권 유린은 물론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며 "안전 매뉴얼보다 기내식 서비스 매뉴얼을 더 중시하는 '오너'의 전횡이 통용되는 항공사에서 안전이 과연 담보될 수 있을지 우려"라고 꼬집었다.
심 원내대표는 "조 부사장의 행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전근대적 족벌 체제 기업문화의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대한항공 직원들은 '총수 일가의 전횡 앞에서 속수무책', '직원들을 대하는 오너의 태도가 상식 밖', '기장이든 승무원이든 파리 목숨'이라고 증언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동 경시 속에서 직원들 사기가 바닥인 이런 분위기가 지배하는 기업이라면 과연 승객의 안전이 제대로 담보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며 "대한항공은 차제에 전근대적 기업문화를 쇄신하기 위한 근본적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심 원내대표는 전날 대한항공이 "하기는 지나친 행동"이라면서 "승객 불편"에 대해 사과하기는 했지만 조 부사장의 행동을 "임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강변하는 글을 '사과문'이라며 발표한 일에 대해 "대한항공의 '사과문'은 참으로 상식 밖"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조 부사장의 행위를 '당연한 것'이라며 두둔한 채 모든 책임을 기장과 사무장에게 덮어씌우고 있다. 용납하기 어렵다"며 "조 부사장은 먼저 승무원과 승객 앞에 사과해야 하고, 전적으로 본인 때문에 발생한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조 부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