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차 평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2)가 지난 17일 막을 내렸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이번 총회에서는 '평창로드맵'과 '강원 선언문'이 채택됐다. 평창로드맵은 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된 '아이치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이다. 아이치목표는 2020년까지 훼손된 생태계의 15% 이상을 복원하는 등 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가 이행키로 한 목표를 말한다. 일본 아이치현의 이름을 땄다.
강원선언문에는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접경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존과 평화 증진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평창의정서' 등 높은 단계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했다. 나고야 총회의 후속 회의 정도에서 그쳤을 뿐, 생물다양성 협약 관련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관련해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관련해 우리가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UN생물다양성 협약이 생물을 경제 자원으로만 보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의 생명평화운동, 3보일배운동 ,4대강개발반대생명운동, 가리왕산개발반대운동, 한살림운동 등 생명 운동 조류를 UN 생물다양성협약에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생물을 경제 자원으로 보는 것과 생명으로 보는 것을 통합하는 의정서가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현재까지의 논의가 생물 자원의 공정한 분배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제는 생물의 경제적 가치와, 생명 그 자체의 가치 사이의 모순점을 해결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생명 운동 관련 인사, 단체 등의 서명을 받아 특별 성명서를 만들어 브라울리오 페레이라 데 소우자 디아스(Braulio Ferreria de Souza Dias) UN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다음은 김 전 장관이 전달한 성명서 전문이다.
UN이 1992년 리우 지구환경 정상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을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체결하고 그 후 2년마다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를 개최해오다가 올해 2014년 당사국총회(COP12) 를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것을 환영한다.지금 지구상 생물종은 급속하게 멸종되어 가고 있다. 과거에도 생물대멸종이 있었지만 지금의 대멸종은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인간범죄의 책임을 정면에서 묻고 있다. 이러한 생물 멸종은 바로 인간 자체의 생존을 결정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도 생물다양성 파괴가 가장 광범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인의 생물종 파멸의 범죄책임은 한층 더 엄중하다 하겠다.그런 점에서 이번 평창UN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계몽하여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일대 계기로 살려야 마땅했다. 같은 지역에서 4년 뒤 열리는 동계올림픽은 국민 대다수가 알아도 9월 말부터 개최되는 이 중요한 회의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정부의 소극적 대응, 언론들의 알수 없는 기피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평창 생물다양성 총회장 가까이에 있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원시림 생태가 보존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가리왕산이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장으로 개발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에 대한 모욕이자 오늘 한국사회의 생태에 대한 인식지표를 잘 말해주고 있다.우리는 UN생물다양성협약이 진정으로 지구 생물의 대멸종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협약 자체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협약 논리에 자연계 속의 생물 그 자체의 생태적 차원과 자본의 투자대상으로써 생물자원이라는 상업적 차원이 형식적으로 혼재하고 있으나 기능적으로는 사실상 생물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보고 생명이 아닌 경제적 자원으로 보는 자본의 논리 위주로 접근해왔다는 점이다. 아이치타겟은 생물자원의 상업적 이용의 행태를 20가지로 세분하여 정리하고 있으며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자원의 보유국인 개발도상국과 그 생물자원 이용국인 선진국 사이 이익분배의 불평등을 시정하는 타협안을 만든 것이다. 이번 평창 로드맵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을 정한 것이다. 모두가 생물을 경제적 자원으로 보는 입장뿐이다.우리가 생물을 인간을 위한 생물자원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그러한 차원과 범주에 생물을 묶어놓는 행태는 분명히 한시바삐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전환이 불가피하다.모든 생물은 그 자체로 고유한 생명체이고 생명으로서 생명권을 갖고 있다. 인간이 주체가 되고 생물은 대상이 되어 생물에 대한 경제적 소유권 개념이 경합하는 내용이 아니라 먼저 생물을 주체로 인정하고 생물 그 자체의 생명권을 존중하고 이를 살리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함께 살면서 살림살이를 영위하는 상생적 주체( Living Together)다. 다양한 생명체가 호혜상생하면서 온전한 생명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을 위한 생물자원의 지속가능성보다 지구를 위한 생명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하고 생명으로써 주체성이 존중되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은 생명다양성(Life-Diversity for Convivencia)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이 경우 생물을 생명으로 존중하면서 다시 경제적 자원으로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 사이의 모순과 타협의 문제가 있다. 어느 한쪽만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도피다. 이는 생물자원 보유국과 이를 이용하는 지적소유권보유국 사이 모순과 타협의 문제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종교적 철학적 논의를 거쳐야 하는 이 의제는 인류가 타개해가야 할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인간은 과연 지혜로운가라는 질문과 이는 맞닿아 있다. 오늘날 인간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대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한계상황에서 식물과 동물에 대한 지식이 어느 때보다 새롭게 축적되어가는 여건에서 인간의 자세전환과 맞물려 있다. 지식과 정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지혜가 부족한 것만은 틀림없다. 생물을 생명으로 본다는 것은 생명이 갖고 있는 생명권을 인정하고 생명의 주체적 자유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존중 논리는 생명의 주체성을 박탈하는 지금의 공장식 사육을 정면에서 고발하는 것이며 생물의 주체성을 살리는 식물복지 동물복지의 푸른 길을 활짝 여는 것이다. 어둠이 오기 전에 길을 재촉해야 한다.덧붙여 식물복지 동물복지를 잘하는 것이 생물의 경제적 자원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현실은 잠정적인 과정의 해답으로도 유효함을 다들 알고 있다. 동물복지 식품을 소비자가 선호하며 시장평가가 더 높다. 따라서 오늘날 EU의 무역규정에 생물복지개념을 도입하여 공장식 사육식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UN 생물다양성협약에서는 UN긴급결의를 건의하고 국제무역기구에 강력하게 요구하여 이 추세를 세계적으로 확대, 강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생물의 생명으로써 주체성 인정과 경제적 자원으로써 가치 증대 시도가 서로 접근 여지가 많다는 타협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 생물을 생물 자체의 고유의 생명으로 인정하고 생명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비전을 뚜렷하게 세우면서 생물을 경제적 자원으로 활용하는 현실과의 타협의 방향과 방법을 규정하는 통합논리를 세워야 한다. 이를 기초로 새로운 의정서(Protocol)를 나고야 의정서에 이어 시급히 만들기를 기대한다평창총회는 일본(Cop10) 인도(Cop11)에 이은 한 대륙에서 3번 연속 개최되고 있다. 이 기회에 아세아의 전통적 생명가치가 투입되어 생믈다양성협약의 새로운 진화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생물을 생명으로 보고 생명 간 평화를 염원하는 생명평화사상이 구름처럼 일어나면서 생명학이 탄생하고, 인간이 생물에 저지른 잘못을 사죄하고 보상하는 3보1배운동과 자연보상운동, 4대강 개발을 반대하는 생명평화운동 생명순례운동, 그리고 가리왕산개발반대 운동 등이 광범하게 일어난 곳이다.이러한 생명운동 연장선에서 지난 몇 년간 이 땅에서 가축 유행병 방지 명분으로 몇천만 마리 가축을 생매장한 '동물아우슈비츠'를 속죄하는 뜻을 함께 담아 이 특별성명을 전하고자 한다. 우리들은 평창 UN생물다양성협약당사국 총회를 향하여 '응답하라'고 외치는 지구 생명들의 처절한 호소를, 소리 없는 마지막 외침을 경건하게 대변하고자 한다.한국의 생명평화운동을 대표하는 사람들생명평화운동에 앞장선 시인 소설가들생명학 정립에 앞장선 사람들생명순례운동 삼보일배운동 오체투지운동 등 을 대표하는 사람들4대강 개발 반대 운동에 앞장산 사람들가리왕산개발반대에 잎장산 사람들환경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생명안전을 위한 유기농에 잎장선 사람들생명안전을 생각하는 환경건축가들생명안전을 생각하는 인도주의 실천 의사들강대인 강규혁 강성남 강윤주 강정체 고은 고철환 고현석 금영철 김건우 김동응 김금재 김경희 김기오 김도형 김명선 김미숙 김병준 김성아 김상균 김성재 김성종 김승열 김지하 김진국 김진홍 김진현 김용복 김용택 김융희 김윤세 김영철 김영호 김 원 김은혜 김종구 김진국 김태공 김필주 김학광 김호기 김호영 김호철 김희로 노광욱 노귀남 노태맹 나경 남은혜 도법 류병덕 문규현 문국현 문정란 문현 박동순 박원순 박인규 박종오 박중구 박소정 박진도 배다리 배조 백승종 서한태 서해성 손은신 서은혜 손상목 송광익 송인경 성해용 송상용 수지행 승효상 신경준 신동학 신병철 신수열 신인령 신철영 신필균 안병옥 안병욱 안승문 양대웅 양길승 양민호 양재성 양재섭 양재승 양춘승 엄창옥 염형철 예호열 우희종 유승희 유지현 유정길 윤순진 오세영 이기영 이경규 이계형 이공섭 이교원 이도흠 이명숙 이명재 이명주 이미경 이민우 이명희 이병철 이상국 이선종 이수호 이승율 이원영 이종오 이윤배 이영우 이정만 이정호 이정화 이정회 이종우 이진순 이철수 이현숙 이혜경 이혜영 임옥상 임종대 임진택 임진철 임현진 장이정수 장윤재 장회익 정광철 정범진 정상철 정석구 정상현 정영옥 정호진 조숙희 조성철 조용성 정현백 주요섭 지영선 진상현 천호균 최무영 최희경 홍승철 최선희 최열 최정식 탁무권 하태웅 한홍구 황석영 황선중 황우승 황대권 황재규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