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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원전 검사업체가 이름만 바꿔 또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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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원전 검사업체가 이름만 바꿔 또 계약

장하나 "부실검사, '원전마피아' 내부거래…지금도 용역계약 중"

지난 2011년 후쿠시마(福島) 사태 이후 핵발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급증했지만, 한국 핵발전소의 안전 관리는 수십년째 이름만 바꿔 붙인 업체들에 맡겨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들은 이미 '엉터리 검사'를 한 전력이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이 6일 밝힌 바에 따르면, 핵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고리 4호기와 한빛 2호기에 대한 안전검사를 지난 30여 년간 단 1차례도 직접 실시하지 않고 외부 업체와 용역 계약을 통해 수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의하면 고리 4호기와 한빛 2호기에 대한 안전 검사는 수십 년째 완전히 엉터리였음이 드러났다. 안전검사는 핵분열 용기의 용접 부위에 대해 실시해야 하는데, 다른 발전기의 설계도를 잘못 참조해 엉뚱한 곳을 검사했던 것.

원안위의 지적 이후 논란이 일었고, 한수원은 지난 2004년 고리 4호기에 대한 2주기 검사를 했던 업체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주)카이텍이라는 곳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지난 1일 장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카이텍은 최근 5년간 한수원과 계약 체결 건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한수원은 지난 1984년 고리 4호기가 가동된 이후 안전검사를 해온 업체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 것이냐는 서면 질의에 대해 "1984~2005년 발생한 사안으로 당시 검사업체(KAERI,카이텍)는 현재 검사 업무를 하지 않고 있어 제재 조치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아무 조치도 취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장 의원실이 현재 한수원과 올해에만 105억 여원의 계약을 체결한 (주)유엠아이라는 업체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니, 이 회사는 앞서 고리 4호기를 엉터리 검사했던 카이텍이 사실상 이름만 바꾼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회사는 등기된 대표이사와 이사 중 일부 등 핵심 관계자들이 동일인들이고, 지난 2011년 유엠아이가 카이텍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법인격 통합도 이뤘다. 본점 주소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의원은 "(고리 4호기에 대한) 1984년 검사를 맡은 '한국에너지연구소'와 1994년 검사를 맡은 '한국원자력연구소'는 현재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동일한 기관이고, 2004년 검사를 수행한 카이텍은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가동 중 검사'를 담당했던 연구원 25명이 설립한 회사로서 유엠아이의 전신"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엉터리 점검 업체들이 간판만 바꿔 달며 지금까지도 대다수 핵발전소의 안전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한수원이 이 업체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는커녕 지금도 다수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안전관리를 맡기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유엠아이는 심지어 문제가 되었던 고리 4호기와 한빛 2호기의 가동중 검사 용역도 지금까지 버젓이 맡아서 진행 중이며, 대다수의 원전에서 안전관련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부실업체에게 안전 업무를 내주고 있는 한수원이 과연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을 기만하며 내부거래로 자기 배만 불리고 있는 원전마피아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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