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세월호 국정조사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말 한 마디라도 꼬투리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김광진 의원에 대한 공개 질책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당장 지도부 회의 석상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왔다.
안 공동대표는 4일 오전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눈물도 내놓지 못하는 유가족 앞에서 우리 국회와 정치는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당 (소속) 국정조사 위원들께 요청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밤잠 못자고 열성을 다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정성이 진실을 규명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좀더 신중하게 말 한 마디라도 꼬투리 잡히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했다.
안 대표는 여당에 대해서도 "아이들을 잃은 부모가 지켜본다는 것을 잊지 말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일 해양경찰청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이 해경과 청와대 간의 통화 녹취록에는 없는 '대통령도 (사고현장 화면을) 좋아한다'는 말을 마치 청와대 관계자가 한 것처럼 했다며 항의, 조사가 5시간 동안 파행됐다. 김 의원은 당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나 새누리당은 사과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김 의원이 특위 위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특위 불참을 선언했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당 대표로서 자당 의원을 감싸주지 못했다는 리더십 측면에서뿐 아니라 사태의 귀책을 따지지 않고 '갈등이 발생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보였다는 점에서 도마에 올랐다.
당장 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특위 위원장이자 국조특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전에 예정되지 않은 발언을 요청해 "새누리당이 저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파행을 일으켜도 여야를 공히 비판하면 어떻게 국정조사를 하나"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빌미로 새누리당이 보인 행태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라 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김 의원이) 사과했음에도 위원직을 사퇴하라며 국정조사를 보이콧했고, 결국 유가족의 큰 반발에 재개됐지만 이런 국정조사를 국민에게 보여야 하겠나"라고 했다.
우 의원은 "언론에 부탁드린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된 문제가 있으면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이야기해야지…"라며 '여야 모두 비판'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언론에 대한 부탁 형식이지만, 발언 내용상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된다.
안철수 "허동준 절규, 마음 아팠다…중진은 당이 어려운 곳에 헌신해 달라"
한편 안 대표는 7.30 재보선 공천 문제와 관련해 "어제 5곳을 전략지역으로 결정하고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부시장을 공천했다"며 "허동준 후보가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 마음이 아팠다"며 허 후보의 반발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그의 청춘이 그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저와 지도부는 허 후보에게 기회를 주지 못했다. 당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안 대표는 그러나 "이번 결정을 하면서 저나 지도부 누구도 '이 결정이 나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따지지 않았다"며 이해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허 후보를 비롯해 준비해 온 모든 후보들께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당장 당이 그 빚을 갚을 수 없지만, 여러 분들의 희생 위에 우리 당이 미래·대안세력으로 나갈 것이고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또 "우리는 통합해 힘을 합치고도 미래를 책임질 대안세력임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우리가 미래 세력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기득권에 안주해선 안 된다. 과감히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중진은 당이 어려운 곳, 당이 요청하는 곳으로 나가 헌신해 달라. 당이 경쟁력 있는 지역은 신진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해,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광주 공천 배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사실상 허 후보에 대해 "기회를 누리지 못한 예비후보들께 죄송하지만 선당후사의 자세로 임해 달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기동민 후보는 젊은 패기와 역량을 한 몸에 품은 미래 세력의 상징"이라며 "새누리당이 어떤 거물을 (동작을에) 내세운다 해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허 후보는 이날에도 당 대표실을 사실상 점거한 상태로 항의를 계속했다. 이날은 아침부터 동작 지역 책임당원과 지지자들이 함께 당 대표실을 찾았고, 김 대표 측 박수현 비서실장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 비서실장은 자신의 공천 배제 경험을 얘기하며 "허 후보의 마음이 얼마나 억울할지 잘 알고 있다"고 당원들을 달랬으나, 이들은 "(허 후보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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