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극우 성향 칼럼에 이어 친일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공세를 이어갔다. 문 내정자 개인 문제를 넘어, 인사 시스템 문제를 언급하며 청와대를 직접 조준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진 상식과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이고, 양식 있는 일본인의 역사관과도 아주 다른 극우 역사관을 갖고 있다"며 "더 이상 시간 끌며 여론을 잠재우려 할 일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대선 당시 '100% 대한민국', 국민 대통합을 말하지 않았나"라며 "대한민국 상식을 부정하는 분을 더 고집하지 말라. 국민이 상처받고 있다"고 했다.
안 공동대표는 "일본 극우파가 문 후보의 지명을 환영한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시중에는 박 대통령의 수첩이 아니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첩에서 인사를 했다는 농담도 나돈다.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진영논리에 따른 수첩인사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에 훌륭한 능력을 갖춘 인재가 참 많은데, 대통령 수첩에는 그런 인재의 이름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수첩 인사'를 고집하면 인사 참사가 무한반복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문 후보자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며 "5000만 국민 중 문 후보자만큼 반민족·반역사·반국가·반헌법·반통일·반복지적 사고를 한꺼번에 가진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인데 하필이면 이런 사람을 찾아 총리 후보자라고 국민께 내민 박 대통령의 발상에 분노한다"고 했다. 그는 "문 후보자의 궤변은 자랑스런 조상을 능멸하고 함부로 하느님을 팔아 하느님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김기춘·문창극을 고집하는 한 우리나라는 미래 지향이 아닌 퇴행이, 국민 통합이 아닌 국론 분열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문 후보자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전날 새누리당 초선의원 등 6명이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 새누리당(149석)이 총리 임명동의안 통과에 필요한 재적(286명) 과반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헌법정신과 헌정체제를 부정하는 총리 후보자 문제로 대한민국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며 "총리 되기도 전에 국민과 싸우겠다는 후보자"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청와대는 청문회 강행 태세인데, 문 후보자의 황당 발언에 대해 박 대통령은 '별 문제 아니다'라고 생각하는가? 대통령 인식이 문 후보자와 같은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처럼 야당이 전날부터 문 내정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강경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일사불란하게 지키기에 나서고 있어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켰고 이날 중에는 개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문 내정자 '밀어붙이기'에 들어갔다. 문 내정자 본인은 사과는커녕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버티기'에, 여당 지도부도 공개 회의에서 문 내정자의 1시간짜리 교회 강연 동영상을 트는 등 흡사 결사옹위 태세와도 같은 '감싸기'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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