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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워', 인천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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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워', 인천을 뚫었다

유정복 신승, 송영길 역전패…2010년 거울효과?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의 역전승으로 끝난 인천시장 선거의 키워드는 '친박'과 '부채'로 꼽힌다. 정책 면에서는 13조 원에 달하는 부채 문제가 최대 정점이었고, 정무적으로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린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이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와중에 그 출항지인 인천에서, 참사 직전 달인 올 3월까지 안전행정부 장관직에 있었던 유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유 후보는 인천시장 선거 개표에서 새벽까지 근소한 표차의 혈투를 벌였으나 결국 단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했다. 앞서 수 차례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현직 시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가 유 후보에 비해 우세를 보였으나, 결과는 유 후보의 뒤집기였다.

유 후보의 승리는 6.4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전 지역을 통틀어 청와대·여당의 친박 핵심부가 한 회심의 기획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친박계보다 비주류·친이계가 더 많이 눈에 띄는 상황이었고, 친박 색깔이 뚜렷한 후보는 유 후보와 충남의 정진석, 부산의 서병수 후보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유 후보가 수도권에서 전한 승리 소식은 세월호 참사 이후 수세에 몰렸던 박 대통령에게는 단비와도 같다. 유 후보는 이날 승리로 출마 선언에서 한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는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게 됐다.

친박 핵심 중 핵심이란 평을 듣는 유 후보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초기 안전행정부 장관에 오르는 등 대통령의 계속된 신임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내던지고,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지역구(경기 김포)도 눈물까지 흘리며 버렸다. 현역 단체장인 야당 후보에 맞서 투입된 강력한 맞춤형 카드는 결국 제대로 먹혔다.
특히 세월호 참사 책임론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전 안행부 장관인 그가 거둔 승리는 박근혜 정부에는 고무적인 신호일 수 있다. 역시 친박 실세인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을 확 뒤집어 버렸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윤 사무총장은 유 후보에게 중앙당에서 낸 '사인'에 대해 "부채만 갖고 싸우지 말고 '박근혜 대통령과 같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지방정부를 혁신할 사람이 누구인가. 나 유정복밖에 없다'라는 포지티브하고 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구사하는 전략을 쓰라"는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유 후보 측이) 소극적 전략인 부채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나갔다"고 그는 덧붙였다.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지난달 19일 선관위 매니페스토 협약식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유 후보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현직 시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유 후보 왼쪽)에 승리했다. ⓒ유정복 선거대책본부

한편 윤 총장이 이 발언에서 언급한 대로, 인천시장 선거에서 또 하나의 중요 쟁점은 재정적자 문제였다. 인천시의 적자는 2012년 13조 원에서 지난해 12조6000억 원가량으로 소폭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최대 난제 중 하나였다. 유 후보는 현직 시장인 송 후보에 대해 "부채 7조 당시에 (임기를) 시작해서 지금 13조가 됐다"며 적극 공세를 폈고, 결과적으로는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10년 선거에서 송 후보가 구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당시 시장에게 승리를 따낸 비결도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집요한 추궁이었다. 우세를 지켜 오던 현직 단체장을 부채 문제로 공격해 극적인 막판 역전을 거둔다는 시나리오는 2010년 선거와 올해 선거에서 정확히 일치한다. 송 후보가 공격하는 쪽에서 당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번 패배로 야권의 '잠룡'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송 후보는 기로에 놓였다. 문재인·안철수 의원 등에 비해 후발 주자였던 그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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