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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날개달다…유력 대선주자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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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날개달다…유력 대선주자 급부상

시민운동가에서 3년만에 야권 차기 잠룡 수위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끼리의 대결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던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 10%포인트대의 승리를 거뒀다.

박 후보의 승리는 그간 서울시장으로서 펼쳐 온 '조용한 시정'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그의 가능성을 공인받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불과 3년 전까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민운동가로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으나, 2011년 보궐선거에 이어 거머쥔 또 한번의 승리를 통해 야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끌어올려졌다.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대선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많다.

박 후보의 승리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은 이른바 강남 3구 등 여당 우세 지역에서도 고른 득표를 얻은 확장성이다. 그는 지난 2011년 보궐선거에서도 강남권에서 40% 중반대를 득표했고, 이는 나경원 후보(53.3%)보다 낮기는 하나 앞서의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38%)가 얻은 표보다는 많았다.

선거 캠페인 측면에서 보면, 박 후보의 '네거티브 없는 선거'라는 전략이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치'라는 가치지향을 보여주는 것으로만 여겨졌지만 이는 냉정히 따져보면 현실적으로 유효한 선거 대책이기도 했다. 지지율에서 앞서 있는 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조용한 선거' 전략인 동시에 세월호 참사로 정치권 전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높아진 상황과도 맞아 떨어졌다는 점이 그렇다.

거리에서 유세차를 없애고, 확성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중집회 대신 배낭을 매고 거리를 누비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행보도 '조용한 선거'라는 기조와 부합하는 한편 시민운동가와 시장 시절 보여온 박 후보의 행보와 높은 일관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좋은 전략이었다. 특히 박 후보는 시장 직무를 하면서도 때로는 '집착'이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SNS상에서의 소통에 공을 들였고, 정치인들 가운데 최고로 많은 수준의 '팔로워'와 연결돼 있기도 하다.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전략의 기본이다.

이같은 '소통'과 '확장성'의 이미지는 그의 재선을 가능케 한 자산인 동시에 더 큰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열쇠이기도 하다. 더불어 박 후보 스스로는 '정치인'이기보다 '행정가'임을 자처하지만, 정치 혐오가 짙은 현실에서는 이 역시 정치적 자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부인 강난희 씨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하고 있다. 박 시장의 목에 걸린 것은 당선 축하 선물로 받은 운동화. ⓒ프레시안(최형락)

박 후보는 대선과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늘 "시장직에만 전념할 것"이라고만 해 왔으나 그렇다고 "대선 불출마"라고 단정적으로 답한 적도 없다. 지난달 22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차기 대선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서울시 하나 반듯하게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나. 4년만 더 주시면 더 확실히 바꿔놓겠다"며 "우선 현실에 발을 디딘 곳에서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왔다. 그러면 미래, 다음 과제는 저절로 오더라"고만 했다. 추궁에 가까운 집요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는 "미래는 말씀 안 드린다고 했지 않느냐"고 피해 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득표에서 현실로 나타난 박 후보의 확장성은 현실정치의 계파 구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그의 처지와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의원이 야권 전체의 대표자라기보다는 특정 계파의 수장으로 언론에 그려지고 있고, 안철수 공동대표는 기초공천 폐지 번복과 '새 정치' 의제 등 여러 논란에 얽매여 있는 상황이다. 이 두 거인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들은 야권 내에서 경쟁 또는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친노와 안철수 세력 양측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 후보는 언제나 '시장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게 우선'이라고만 하지만, 최소한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재선에 성공한 박 후보는 현재 상황에서는 야권 정치인 누구보다 대선가도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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