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몽준 "숨은 표 있다" vs 박원순 "안심 못하는 상황"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몽준 "숨은 표 있다" vs 박원순 "안심 못하는 상황"

선거 막판, 서울시장 후보 캠프 돌아보니…

6.4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는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마지막날까지 열띤 선거전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유세를 하루 남겨둔 2일, 정 후보와 박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아 현장 분위기를 돌아봤다. 앞서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관련기사 보기)에서 앞선 결과를 보인 박 후보 캠프에서는 차분한 가운데 '방심하지 않겠다'는 다잡음이, 추격하는 입장인 정 후보 캠프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결기가 느껴졌다.

鄭캠프 "밀린다 생각지 않아"…한 지지자는 "발등에 불 떨어졌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여의도에 자리잡은 정 후보 캠프는 핵심 지지층의 단결력과 열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캠프에서 재향군인회 25개 행정구 위원장 등에 대한 선거캠프 '안보위원장' 직위 위촉장 수여식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오후 3시경 백발이 성성한 지지자들은 용산빌딩 4층에 마련된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에서 다과나 막걸리를 들며, 캠프 관계자들과 또는 지지자들끼리 담소를 나눴다.

위촉장 수여식에는 50여 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의 고연령층으로 보였다. 이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 측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도와 주시고, 투표일까지 힘내서 한 분이라도 투표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나 위원장이 "여론조사 어떡하냐고 걱정들 하시는데, 심층 조사한 것을 보면 승기를 잡고 있다"고 말해 선거법 위반 논란을 촉발시킨 것(☞관련기사 보기) 역시 이날 행사에서였다.

나 위원장은 "박원순 후보는 '김일성 만세'를 광화문 광장에서 외칠 수 있어야 한다는 사람"이라며 "절대 이런 국가관, 안보관(을 가진)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는 자신과 박 후보와 맞붙었던 지난 2011년 당시 선거를 언급하며 "선거 1주일을 남기고 온갖 네거티브, 제일 유명한 그것(1억 피부과 의혹) 말고도 온갖 허무맹랑한 네거티브로 시장 자리를 뺏아갔다. 어떤 분은 '도둑질해 갔다'는 표현을 쓰시더라"고 했다.

정 후보 캠프의 이사철 총괄본부장은 나 위원장에 뒤이어 마이크를 잡고서는 "박원순 같은 엉터리 좌파가 끼리끼리 해먹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여기 오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자신들이 '농약 급식'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 사업을 "좌파 운동권들 밥먹게 해주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대로 4년 후에는 서울시가 망한다"고 위기감을 더욱 고조했다.

이 본부장은 "대통령이 뭘 하려고 해도 황우여가 만든 선진화법 때문에 안 되고,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에서 지면 여러분 후손들이 다 망하게 생겼다"거나,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를 언급하면서 "남경필이 20%(포인트) 이기고 있었는데 거기도 뒤집힐까 말까 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나서 주셔야 한다"고 보수 결집을 유도하기도 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이 본부장의 박 후보 비난에 대해 "그게 빨갱이들 수법이다"라며 호응을 보냈으나, 한 참석자는 이 본부장과 나 위원장의 일장 연설에 대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한가해서 큰일이다. 답답하다"면서 행사장 문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제 친구가 30대인 아들이 있는데 정 후보 욕만 하길래 '돈 줄테니 지방에 놀러나 갔다 오라'고 했다더라"면서 "여러분, 잘못된 생각 가진 이웃 분들 설득해서 꼭 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그는 행사 후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지지율 대책에 대해서는 "숨은 표가 있다고 본다"며 "누가 보내줘서 봤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조사한 것에서도 차이가 크지 않고 인천에서도 유정복이 이기는 걸로 나온 결과도 있다"고 추격 의지를 강조했다.

정 후보 측 박호진 대변인도 "지난 천안함 사건 당시에는 진보층이 여론조사에 답을 하지 않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20%포인트까지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는 0.6%포인트 차 아니었느냐"며 "이번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보수층의 전화 응답 자체가 떨어진다. 이번에는 그런 현상이 거꾸로 벌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의 느낌은 밀린다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서초구 관문사 입구에서 '기호1번 정몽준'이 새겨진 모자와 옷을 입고(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왕십리역 광장에서 '기호2번 박원순'이 새겨진 모자와 옷을 입고 각각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朴캠프 "긴장 늦추지 않겠다"…캠프 앞에서 어버이연합 등 항의 시위도

반면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박 후보 캠프는 여유가 느껴졌다. 드나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고 캠프 이곳저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이야기도 목소리가 테이블을 벗어나지 않았다. 종로5가 광장시장 인근에 들어선 캠프 내에는 30명 정도의 지지자와 캠프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철거 예정인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캠프 건물의 실내외 벽면에는 지지자들이 후보에게 바라는 바를 적은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다. 박 후보 측 윤태곤 부대변인은 "차분한 분위기 아니냐"고 했다.

직능단체의 후보 지지선언 등의 행사는 없는지 묻자, 금태섭 대변인은 "그런 행사는 안 한다"며 "캠프 1층의 모임 공간이나 사무실에서 주로 단체들 간의 회의나 지지자 모임 같은 행사가 있다"고 했다. 해가 지고 저녁이 깊어져도 캠프 곳곳에서는 이런 소규모 모임들이 계속됐다.

선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캠프 내 분위기가 어떤지 묻자, 박 후보 측 하승창 총괄팀장은 "여론조사는 유리하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 팀장은 <프레시안> 기자와 만나 "혹시 있을 수 있는 '느슨함'을 없애기 위해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전했다.

하 팀장이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한 까닭은 뭘까. 박 후보 측 임종석 전 의원은 지난 30일 기자들과 점심을 들며 "현재 여론조사가 10~15%(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데, 더 좁혀질 것"이라며 "역대 선거를 보면 서울에서는 여론이 한 쪽으로 기울어도 (최종 표차) 7%포인트 내외"였다고 했다.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것. 임 전 의원은 하 팀장과 공동으로 캠프 총괄역을 맡고 있다.

임 전 의원은 정 후보 측의 '농약 급식' 공세 등에 대해서는 "네거티브는 판세를 바꾸기보다 기존 흐름을 강화할 뿐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이른바 네거티브 캠페인은 중도층 흡수보다 기존 지지층 결집에 더 효과가 있는데, 전체 판세에서 뒤쳐지는 정 후보 측이 네거티브 캠페인을 채택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던 보수층의 결집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선거캠프의 문을 열고 나서자마자 현실이 됐다. 이날 박원순 캠프 앞에서는 '농약급식 진실규명 국민행동'의 항의 시위와 삭발식 등이 열리기도 했다. (☞관련기사 보기) 어버이연합 회원 등 60여 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박 후보 측을 "농약 급식으로 학생들 건강 위협한 놈들"이라고 비난하며 박 후보 캠프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한때 박 후보 캠프 정문이 쇠사슬과 자물쇠로 내부에서 굳게 잠겨 통행이 막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를 불과 이틀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정문은 30분가량 잠겼다가 시위 대응 경찰력이 출동하면서 다시 열리기는 했으나, 건물 앞은 계속 혼잡한 상태였고 종로5가역을 오가는 시민들의 통행에도 일부 불편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