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에 반대해 10일 하루 집단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전공의들도 휴진에 동참했다.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0일 오전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송명제 비대위원장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어 "자본으로 의료계를 길들이려 하는 정부의 속뜻에 저항하는 의사들이 파업을 선언했고, 전공의들도 파업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회관에는 약 10여 개 대형 수련 병원 소속 전공의 1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병원을 떠나 집단 헌혈 행사를 위해 모일 예정이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대형 병원 어디서나 만나볼 수 있는 여러분의 주치의"라며 "오늘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찾아봬야 하지만 죄송스럽게도 오늘은 그러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비대위는 "사람들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풍족한 직업을 가졌다고 하지만, 하루 20시간 일하고 하룻밤 당직비로 1만 원을 받고 저임금으로 4년 일하는 노동자이자 88만 원 세대일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고된 일과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꿈도 못 꿨지만, 우리에게도 비상식적인 일이 찾아왔다"며 원격 의료,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 허용을 꼽았다.
비대위는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의사와 환자 간 직접 진료를 해야 하지만, 원격 의료는 의사에게 기계적인 진단과 처방만을 강요한다"며 "기계적 진단과 처방만을 한다면 환자는 자판기 커피와 같은 결과를 얻어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의 영리 자회사 허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사들에게 화장품, 건강식품 등을 팔면서 돈을 벌라고 부추기고 있다"며 "이런 것을 의료 행위 범주에 넣는 것은 가짜 의료 행위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전공의들은 가짜 의료가 아니라 진짜 의료를 하고 싶지만, 정부가 파업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의사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우리는 비록 88만 원 세대이지만 옳지 않은 길에는 반드시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날 집단 휴진에는 80명 이상의 전공의가 수련하는 대형 수련병원 70여 개 가운데 60개 이상 병원 소속 전공의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서울 지역에서는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경희의료원 등의 전공의들이 참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