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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회장 "정부, 협박 가까운 압박…총파업 투표 예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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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의협 회장 "정부, 협박 가까운 압박…총파업 투표 예정대로"

노환규 "의료 영리화 반대"…비대위원장직 사퇴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18일 "의사협회는 원격 진료, 투자 활성화 대책 등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에 조금도 변화가 없다"며 "예정대로 전 회원 투표를 통해 총파업 돌입에 대한 찬반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협회 집행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 진료 허용 정책에 대한 정부와 의사협회 양측의 입장 차이는 협의 과정에서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오전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협상단과 보건복지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시된 '선(先) 원격 진료 법안 제출, 후(後) 시범 사업 모델 마련'을 골자로 하는 복지부의 발표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의정 공동 기자회견문에는 "원격 의료 개정법안에 대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충분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적혀 있다.

▲ 대한의사협회 회관. ⓒ프레시안(김윤나영)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의료발전협의회에서 (정부 방안을) 의협 협상단이 수용하지 않으면, 기존 '1차 의료 살리기 협의체' 논의도 중단하겠다고 일종의 협박 가까운 압박을 했다"며 "협의 결과문에는 협의된 것처럼 포장하는 모호한 문구만 있다. 협상단이 정부의 교묘한 전략에 의해 본의 아니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발표 내용을 부정한 의사협회 집행부는 원격 진료에 대해 "정부는 선(先) 입법 후 시범 사업을 고수했고, 의사협회는 안정성에 대한 검증 절차를 먼저 시행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입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의사협회는 "일부 언론에서 투자 활성화 대책에 협의가 진전됐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만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협상단에서 문서화되지 않은 내용으로 구두 협의 혹은 합의가 진행됐다면, 이는 의협의 공식 입장이 아니므로 무효"라고 선언했다.

이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노환규 의협 회장은 "원격 의료와 투자 활성화 대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정부의 일련의 '의료 영리화' 정책에 대해서는 (양측의) 의견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료발전협의회) 초기에 확인했다"며 "그래서 그에 대해서는 더 논의하지 않고, 건강보험 제도와 의료 제도 개선에 대한 협의만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환규 회장은 "다만, 건강보험 제도와 의료 제도 관련 협의가 진전됐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비대위 협상단과 비대위원장인 저와 인식의 차이가 있다"며 "그에 대해 제가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의협의) 공동 발표는 정부의 뜻대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고 판단해서 개인적으로 공동 기자회견도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정부와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협상단이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국회에 (원격 진료 도입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한 후에 복지부가 시범사업 모델을 제시하면 그 모델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회원들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한다. 애초 의협은 오는 3월 3일을 총파업 돌입 날짜로 정했지만, 비대위 회의 결과 총파업 날짜를 상정하지 않고 찬반 여부만 묻기로 했다.

다음은 18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노환규 의사협회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원격 진료, 의료법인 자회사 허용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것인가?

노환규 : 서로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 왜 오늘 오전에 정부와 의료계가 원격 진료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했고, 입법을 추진키로 했다는 기사가 나왔는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

- 협상단이 비대위 이름으로 협상을 했는데, 의협 회장과 의견 조율이 없었나? 협의안 발표하는 것도 위원장 의견에 반해서 이뤄진 것인가?

▲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 ⓒ프레시안(김윤나영)
노환규 :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협의 초반기에 이미 원격 의료와 투자활성화 대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정부의 일련의 '의료 영리화' 정책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기로 하고, 건강보험 제도 개선과 의료 제도 개선에 대한 협의만 진행했다. 다만, 건강보험 제도와 의료 제도 관련 협의가 진전됐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비대위 협상단과 비대위원장인 저와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그에 대해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

나도 의견을 냈지만, 잘 전달되지 않았다. 협상단과 비대위의 소통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는 이번 협상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평상 시 협의체 논의도 무효화될 것이라고 협상단을 압박했다. 매우 부당한 압박이었다.

오늘 오전 10시 의정 공동 기자회견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 문서가 오해의 소지가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문서를 저도 어제서야 받았다. 내용을 보고 굉장히 염려스러웠다. 나는 공동 발표가 정부의 뜻대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고, 개인적으로 공동 기자회견도 반대했다.

- 총파업은 어떻게 되나?

노환규 : 원래 3월 3일로 예정했으나, 협상 과정이나 여건에 따라서 비대위가 날짜를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17일 비대위에서 날짜를 일주일 연기하는 안과 날짜를 다시 정하는 안에 대해서 토의했다.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총파업 투표에 돌입하는 것은 나는 개인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다수결로 정해서 총파업 날짜를 상정하지 않고 찬반 여부를 묻도록 결정됐다. 그러나 이는 대다수 회원들의 뜻과도 다르다고 판단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더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퇴한다.

- 협상단과 의협 집행부 의견이 너무 다른데?

노환규 : 이번 협의문도 일종의 계약서다. 계약서 내용은 문구, 표현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협상단 분들이 직업이 의사이시다 보니 계약서의 중요성을 일반 국민처럼 충분히 이해 못하지 않았는가 싶다. 정부는 의협이 (정부 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기존 '1차 의료 살리기 협의체' 논의도 중단하겠다고 일종의 협박 가까운 압박을 했다.

협상단과 의협 집행부의 이견에 초점을 맞춰주지 말아 달라. 협상단은 협상에 성실하게 임했고,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회원들에게 좋은 결과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협상단이) '1차 의료 협의체 무효화' 압박을 받으면서, 협상 과정에서 협상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을 가지고 있던 것 같다. 정부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임한 협상단을 이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협의 결과문에 모호한 표현을 만들어 마치 협의가 없음에도 협의된 것처럼 포장하는 문구들을 담아서 악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협과 정부는 원격 의료,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 의견을 접근하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의견들은 의협이 동의한 게 아니라, 정부가 자기 입장을 그대로 발표한 것일 뿐이다. 협상단이 정부의 교묘한 전략에 의해 본의 아니게 이용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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