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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에 정구철 K-TV원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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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에 정구철 K-TV원장 내정

기자협회보 "청와대의 시스템 홍보는 성과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국내언론비서관 등 공석인 일부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이 국내언론비서관에 정구철 영상홍보원장, 공직기강비서관에 문태곤 감사원 전략감사본부장, 치안비서관에 유태열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차성수 사회조정1비서관은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김인회 법무비선관실 행정관이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승진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양정철-정구철 투톱체제?
  
  이번 인사에서는 '부산파'인 최인호 전 비서관이 정치활동 재개를 이유로 귀향함에 따라 공석이 된 홍보수석실 국내언론비서관 자리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홍보수석실의 비서관은 전통적으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로 채워졌다. 또한 최근 이백만 전 홍보수석이 부동산 문제, 청와대 브리핑 글 문제로 낙마했고 선임비서관 격인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도 '하이에나 파동' 등 여러 필화, 설화를 겪었기 때문에 '청와대 홍보기조가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에 한층 더 관심이 쏠린 것.
  
  이 전 수석의 낙마 이후 노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윤승용 국방홍보원장이 홍보수석에 임명됨에 따라 변화의 조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한때 나왔지만 정구철 영상홍보원장의 국내언론비서관 내정은 '현 기조 유지'를 시사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원장은 현 정부 출범과 더불어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지내다가 지난 해 3월 KTV를 책임지는 영상홍보원장으로 영전했고 이번에 비서관으로 컴백했다. 정 원장이 KTV를 운영하는 동안 노 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KTV를 극찬했다. 최근에는 전 공무원들에게 'KTV를 자주 보라'는 편지를 발송했을 정도다.
  
  또한 정 원장은 홍보수석실 내 '對언론 매파'의 대표격으로 대통령의 신임이 남달리 두터운 양정철 홍보기획 비서관과 함께 언론노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등 깊은 인연을 유지해 왔다.
  
  결국 청와대의 공격적인 홍보기조가 바뀌긴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최근 월간중앙과 인터뷰에서 "잘못된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은 당연한 법적 권리이며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야 할 상황에서는 기꺼이 그 짐을 지겠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양 비서관은 이 인터뷰에서 "본의 아니게 언론인의 직업적 자긍심과 자존심을 훼손하고 마음에 상처를 준 거친 표현에 대해서는 돌아보겠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기자협회보 "대통령의 언론관이 바뀌어야"
  
  한편 정 원장의 친정격인 기자협회보는 이날 '청와대홍보라인! 선수가 돼라'는 글을 머릿기사로 실어 청와대의 언론홍보 기조를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편집위원회 명의로 작성된 이 글에서 기협보는 "정부와 언론의 신뢰가 깨졌다"며 "참여정부는 시스템에 의한 홍보를 하겠다며 국정브리핑과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끊임없이 의견을 밝혀 왔지만 그때 마다 크고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기협보는 "청와대는 분명 사실에 기초한 진지한 대화나 토론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거칠게 반박하는 글로 갈등을 키웠던 측면이 많다"며 "노 대통령이 자랑하던 시스템홍보는 지난 4년간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고 단언했다.
  
  "노 대통령의 언론관이 바뀌지 않는 이상 신임 홍보수석의 역량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기협보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당국자들도 책상과 인터넷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언론사들이 있는 세종로, 여의도, 신문로로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수언론, 족벌언론은 물론이고 중도·개혁적 신문과도 전방위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청와대 홍보라인에 이제 일선 기자들의 모임이자 광의의 '우군' 격이었던 기자협회보가 나서서 죽비를 내리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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