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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얻을 것 없다"…여야, 'NLL 출구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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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얻을 것 없다"…여야, 'NLL 출구 전략' 고심

與 검찰 수사로 '두 마리 토끼' VS 野 NLL서 국정원으로 '터닝'

여야 정치권이 'NLL(서해 북방한계선) 정국'에 대한 나름의 출구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국회에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파행을 빚는 등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정국을 얼어붙게 만든 NLL 대화록 논란을 더 끌어가는 한 여야 모두 얻을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새누리, 검찰 고발 '강공' 속내는?

새누리당은 예상보다 빨리 검찰 수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가기록원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지 사흘 만인 25일, 대화록 실종과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 전원을 고발했다. 고발 대상을 '성명 불상'으로 적시, 구체적으로 지명하진 않았지만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민주당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親盧) 세력을 겨냥한 조치다. "여야 합의에 의한 수사를 하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제안 하룻 만에 '단독 고발'이란 강수를 둔 셈이다.

새누리당의 이런 발 빠른 조치엔 여러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명분으로 민주당이 요구하는 특검 수사를 사전에 차단하고, 아울러 대화록 실종 사태의 진상 규명을 검찰에 넘김으로써 'NLL 대화록 정국'에서 빠져나가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정치권의 NLL 포기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국민 여론도 피로감이 높아졌고, 'NLL 논란을 종식하고 민생을 챙기자'는 민주당의 주장을 거부할 명분도 없는 탓이다.

예기치 못하게 맞은 '사초(史草) 증발' 국면이 새누리당엔 비교적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이 국면을 더 끌어가다가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문재인 의원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1차적인 소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새 국면을 느긋하게 지켜보며 그로 인한 정치적인 이득을 챙기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NLL 국면에서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최경환 원내대표는 2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제 여야 정치권은 대화록 실종을 둘러싼 정쟁을 중단하고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도리"라며 "이제 우리 새누리당은 정쟁을 떠나서 민생 현장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록 실종 사태를 검찰 수사로 종결 짓고, 이날 오후 경기 안산의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등 집권여당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전날 황우여 대표 역시 "수사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이젠 정쟁을 마쳐야 한다"며 조만간 김한길 대표와 회동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민주, NLL서 국정원으로 '터닝'…NLL 수호 의지도 피력

'대화록 실종' 이후 친노-비노(비노무현·非盧) 간 계파 갈등까지 다시 불거진 민주당은 조금 더 다급한 상황이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이날 안보 현장을 방문해 'NLL 수호 의지'를 강조한 것도 가급적 빨리 NLL 대화록 공방에서 벗어나겠다는 출구 전략으로 읽힌다.

당초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를 방문해 NLL 수호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행선지를 평택 해군 2함대로 돌렸다. 해군 2함대는 1,2차 연평해전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군과 교전한 부대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사초 실종' 후폭풍이 거셌던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소모적인 정쟁을 연장시킨 한 쪽에 민주당이 서 있게 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NLL 포기 논란은 사실상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양당은 민생을 살리는 일로 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민생'을 내걸며 NLL 정국에서 빠져나오도록 새누리당을 견인하는 한편,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에 당분간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김한길 대표 역시 24일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정국의 초점을 '대화록 유실 문제'에서 '국정원 국정조사'로 이동, 수세 국면을 탈피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화록 실종에서 비롯된 당내 갈등은 김한길 대표가 '대여(對與) 투쟁' 외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사태로 민주당 내에선 대화록 원본 공개를 주도한 문재인 의원과 친노 세력에 대한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고, 친노는 물론 김한길 대표까지 '문재인 지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대표가 "책임이 있다면 국회에서의 회의록 열람을 최종적으로 결정한 당 대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모든 책임 논란도 당 대표인 제가 안고 가겠다"고 '총대'를 멘 것도 계파 갈등이 또 다시 재현되는 데 대한 불안감이 큰 탓이다. NLL 정국 내내 '이중 지도부 체제'란 비판을 들었던 김 대표 입장에선 당내 자중지란을 수습하고 강한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 당면 과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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