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10일, 권 전 본부장이 "각하(전두환 전 대통령)는 1987년 6월 시위대가 부산 거리를 가득 메우자 군을 투입해 진압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권 전 본부장은 1987년 6월 19일 안기부 궁정동 안가에서 회의가 있어 갔는데, 그 회의 전에 이미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하기로 결정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자칫하면 1980년 5월 광주와 같은 비극이 다시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당시 군대가 투입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권 전 본부장은 "(궁정동) 회의 직전 각하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이 전화 이후 군 투입 결정이 유보됐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이) '국내 상황이 어떤가'라고 물어 '부산이 심각하지만 경찰력으로 책임지고 막겠다'고 했"고, 그러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래? 알았어"라며 군 출동 명령을 미뤘다는 것이다.
권 전 본부장은 "각하가 다른 참모들에게서 '경찰로는 시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군 출동 명령을 내렸다가 경찰 의견을 뒤늦게 물어보고 결정을 바꾼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권 전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의정부에 있던 육군 26사단 병력이 부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의정부역으로 이동 중이었다고 한다.
권 전 본부장은 "나라가 뒤집힐 수 있는 결정이었다"며, 군 투입이 취소된 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자신에게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권 전 본부장은 부산에 군대를 투입하려 한 것뿐만 아니라, 당시 청와대에서 명동성당에도 경찰력을 투입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1987년 6월 1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명동성당에서 학생들 시위하고 있지? 경찰력 투입해서 진압해"라고 지시했으나 자신이 "명동성당에는 들어가면 안 됩니다"라고 반대했으며, 그다음 날 '명동성당 진압' 명령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권 전 본부장은 "(명동성당에 경찰력을 투입하는 것은) 정권이 왔다 갔다 할 사안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한겨레>는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소유한 골프장인 아시아나컨트리클럽에서 헐값으로 골프를 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는 해당 골프장에서 특별 회원 자격으로 골프 경비의 10퍼센트만 내고 골프를 즐겨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쪽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내부 규정에 따라 전직 대통령 부부는 특별 회원으로 세금만 내고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예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내란 및 뇌물죄로 대법원에서 무기 징역이 확정되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누릴 수 있는 예우를 박탈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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