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직원 "연봉 수십억 변호사가 덤빈다"

이승희 의원, 공정위 직원-민원인 전화통화 내용 공개

민주당 이승희 의원이 16일 포스코의 불공정 하도급 혐의를 신고한 중소기업 대표와 해당 사건을 담당한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사이의 전화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의원이 16일 공정위를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이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에는 대기업이 연루된 불공정거래 사건과 그에 대한 공정위의 대응태도에 대해 공정위 실무직원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녹취 내용에 따르면, 공정위 직원은 "상대방은 막강한 대기업이다. 연봉 수십억 짜리 변호사가 덤빈다. 잘못하면 정부와 국회가 바보가 된다"면서 사실상 포스코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신고한 중소업체 대표에게 신고를 철회할 것을 은근히 권유했다.
  
  또한 이 직원은 "국가기관(공정위)보다 더 무서운 게 언론이나 국회, 정치권이다. 돈만 주면 다 하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부터 시작해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포스코가 자금이 얼마나 많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녹음 내용을 공개한 이승희 의원은 "공정위가 올해 초 이 사건을 접수했으면서도 6월까지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신고기업에 대해 회유와 협박만 일삼았다"며 "이 업무를 담당한 모 과장이 과거 2년 간 포스코에서 파견근무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권오승 공정위원장은 "녹취록의 해당 직원을, 확인 작업을 거쳐 국정감사장에 출석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승희 의원이 입수한 공정위 직원과 민원 의뢰인 간 전화통화 내용 중 주요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1. 변호사 의견 믿지마라
  
  민원의뢰인 : 저처럼 이렇게 억울해가지고 증명하기 위해서 제가 포함돼 있는 녹음내용 같은 경우는 아무데나 공개해도 되고 법원에 증거자료까지 인정을 해준 답니다.
  
  공정위 직원 : 아아 그래요.
  
  민원의뢰인 : 예 예.
  
  공정위 직원 : 거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변을 못 드리고 왜냐면 그거는 변호사 의견이고.
  
  민원의뢰인 : 예.
  
  공정위 직원 : 변호사가 그렇다고 변호사가 예를 들어 이거 이 물건을 가지고 가도 됩니다 해서 선생님이 가져갔잖아요.
  
  민원의뢰인 : 예 예.
  
  공정위 직원 : 나중에 선생님께서 절도가 되면 선생님께서 절도죄로 들어가셔야 됩니다. 그건 제가 공식 입장에서는 뭐… 그건 선생님께서 변호사 말을 신뢰하시든 안 하시든 선생님의 전적인 자유의사고.
  
  민원의뢰인 :예.
  
  공정위 직원 :일단 책임은 변호사가 지지 않는다는 것만 알고 계시면 되구요.
  
  2. 대기업을 보는 시각
  
  공정위 직원: 그게 뭐 여기 국회에서 떠들면, 사실 국회에서 떠들면 해결될 게 별로 없어요.
  
  민원의뢰인: 예.
  
  공정위 직원 : 왜냐면 상대방은 포스코 같이 막강한 대기업들이예요.
  
  민원의뢰인: 예.
  
  공정위 직원 : 변호사를 써도 연봉 수십억 짜리 변호사가 지금 덤빈단 말이예요.
  
  민원의뢰인: 예.
  
  공정위 직원: 잘못하면 정부하고 국회하고 바보 돼요. 실제 국회는 바보 많이 됩니다, 그래 가지고.
  
  민원의뢰인 : 예.
  
  공정위 직원 : 떠들어 가지고 괜히 국회 망신 다 당하고 해서. 지금 국회가 뭐 권위가 떨어 진 것도 보면은, 이렇게 아무 때나 저기 보좌관들이나 이런 사람들 보면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막 뛰어들어 갖고 막 떠들다가 법원 가서 깨져 가지고, 오히려 대기업에선 더 날뛰는 거예요
  
  3. 국회에 대한 비난
  
  공정위 직원 : 국회에는 포스코한테서 솔직히 말해서 정치자금 안 받은 놈, 국회의원이 누가 있겠어, 보좌관이 누가 있겠어요. 지금 사실 국회 같은 데가.
  
  민원의뢰인: 예.
  
  공정위 직원: 사건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저기 민원인들한테는 우리…시키는 것처럼 위세만 잡고.
  
  민원의뢰인 : 예.
  
  공정위 직원 : 그리고 뭐 공무원들 불러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해가지고 뭐 지적할 게 없나 뭐 밥이나 한 끼… 이런 식으로 생각을 많이 해요, 국회에서.
  
  민원의뢰인: 예.
  
  4. 대기업의 로비
  
  공정위 직원 : 그 다음에 국회나 뭐 이런 포스코 이런 대기업 돈이 많잖아요. 로비하기 좋아요. 아까 말씀하셨지만… 하셨는데, 국가기관보다 더 무서운 게, 언론이나 국회나 정치권이 더 무섭습니다.
  
  왜냐면 돈만 주면 다 하거든요. 자기들 보호해주고 광고 주는 사람, 이 사람들 이익을 위해서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이에요. 국회의원부터 시작해 가지고 청와대 마찬가지고요. 저기 특히 언론은 더 심합니다. 포스코 같으면 얼마나 그 자금이 많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