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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얕봤나? 새누리당 강남벨트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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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얕봤나? 새누리당 강남벨트 '구멍'

후보 등록 일주일 남기고 '오락가락' VS 민주, '강남 라인업' 구축

새누리당의 '텃밭' 강남벨트에 구멍이 났다. '쇄신 공천'으로 꺼내든 이영조·박상일 카드는 부랴부랴 회수했지만, 5일만에 공천장을 '줬다 뺏은' 사태 뒷수습에 난감한 표정이다.

이런 오락가락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동안, 민주통합당은 15일 강남지역 공천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거물들을 내세운 '바람몰이'에 돌입했다. 정작 강남벨트서 표를 휩쓸어온 새누리당은 후보 등록을 일주일 남겨놓고서도 '라인업'조차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오락가락 행보 계속…'전통적 텃밭' 우스웠나?

서울 강남벨트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에 몰표를 던져온 '텃밭'이지만, 새누리당은 송파병을 제외한 6개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하고도 공천엔 계속 '헛발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 서울 강남 도곡동의 주상복합타운. '부촌' 강남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곳이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먼저 당 공천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 강남 갑과 을에 각각 박상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과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장을 공천했지만, '역사관 논란'으로 당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5일 만에 이들의 공천을 모두 철회했다.

당이 총선을 불과 27일 앞두고 강남벨트에서도 상징적인 두 곳의 후보를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그만큼 중도성향 표 확보가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역사관 논란을 빚은 두 후보를 계속 끌어안고 가다 수도권 다른 지역이나 호남·제주 등 '야성'이 강한 곳의 표를 잃어버리느니, '부실 공천'이란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화근을 잘라낸 것.

그러나 제대로 된 검증없이 무조건 보수색 짙은 인사를 공천한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당초 이영조 대표의 공천을 강하게 주장해온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이날 "검증 절차를 거쳤지만 도덕성에 주력하다 보니 논문까지 볼 시간적 여력이 없었다"며 비대위원들에게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다. 현재 당 일각에선 두 후보의 공천을 주도한 인사들의 '책임론'까지 떠도는 실정이다.

강남권 현역 의원, 돌고돌아 '원 위치'?…'원칙' 무너지나

옆 지역구인 서초 갑·을에서도 현역 의원의 공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계 이혜훈(서초갑) 의원의 공천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당초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례대표 의원의 강남지역 공천을 제한한 만큼, 현역 의원에게 또 다시 초강세 지역을 줄 수 없다는 게 당의 방향이지만, 딱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돌고돌아 원 위치' 주장도 슬그머니 나오고 있다. 김세연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강남 전체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경제 민주화와 관련된 분들, 당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적임자라고 생각되는 분들은 기존 현역 의원이라고 배제하는 것보다 함께 포함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이혜훈 의원의 공천을 검토해 달라는 뜻을 밝힌 것.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강남 공천 파동처럼 검증이 안 된 사람이 나와 당이 더 이상의 곤욕을 당하면 큰일난다"며 "(강남권) 현역 배제를 완화하려면 더불어 비례대표 원칙도 풀어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대위에선 이 같은 주장이 탄력을 받아, 김종인 비대위원만 '강남권 현역 배제'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고승덕(서초을)·이종구(강남갑) 의원의 강북지역 '돌려 막기', 이혜훈(서초갑) 의원의 '원 위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혜훈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갑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막판 변수다.

야권은 '강남 라인업' 끝냈는데…국민생각도 새누리당엔 '악재'

새누리당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민주통합당은 전통적 열세 지역인 강남벨트 정비를 착착 완료해 가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 송파갑에 전현희 의원, 송파을에 천정배 의원의 공천을 확정하면서 강남벨트 구축을 대부분 마무리 지었다. 새누리당이 공천 철회로 횡설수설하는 동안, 발 빠르게 대응해 스타급 인물들을 배치한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강남을에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의원을 내세운 데 이어, 송파을에서도 중진 천정배 의원을 배치하는 등 '거물급' 인사로 열세 지역 총선 채비를 하고 있다.

참신한 인물 배치도 동시에 진행해, 서초갑과 을엔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인 이혁진 후보와 판사 출신 변호사인 임지아 후보로 40대 '젊은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송파갑에선 새누리당 후보인 박인숙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대항마로 의사 출신 변호사인 전현희 의원이 배치됐다.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서초갑), 박계동 최고위원(송파을)의 강남권 출마도 새누리당으로선 '보수표 분열'을 불러올 수 있는 '악재'다. 아무리 새누리당 '초강세' 지역이라지만, 보수 유권자들에게 이 두 후보의 중량감도 만만치 않아 자칫하면 강남벨트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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