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위원장 정홍원)가 부산과 수도권 일부를 포함한 19대 총선 4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애초 이날 공천 결과엔 부산지역 현역 의원의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됐지만, 결국 현역 3명의 탈락으로 그쳤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던 친이계 김무성·안경률 의원의 공천은 보류됐다.
'친이 학살' 논란을 빚은 이재오 의원의 측근 진수희 의원은 공천에서 최종 탈락했다. 앞서 공천위는 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동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데 이어, 이날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최종 공천했다. 측근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오 의원의 '읍소'가 통하지 않은 셈이다. 성동갑 당협위원장을 지낸 김태기 교수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사전선거운동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공천위는 친이계의 집단 반발을 의식한 듯, 현역 박대해 의원의 저항에도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부산 연제구에 공천했다.
친이 눈치보기? 김무성·안경률은 '보류'
이날 부산 지역 현역 의원 중엔 친이계 중진인 정의화 의원(중동구)과 친박계 유기준 의원(서구)이 공천장을 받았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공천 배제가 검토됐던 정의화 의원의 '구제'는 '친이 보복 공천' 논란에 공천위가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김무성(남구을), 안경률(해운대 기장을) 의원의 공천은 보류됐다. 애초 친박계의 '좌장' 역할을 하다 친이계로 돌아선 김무성 의원은 현역 의원 '25% 컷 오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낙천이 유력했지만, 공천위는 결국 김 의원에 대한 공천 발표를 미뤘다. 이재오 의원의 측근인 안경률 의원 역시 낙천이 점쳐졌지만, 최종 결정이 보류됐다.
대신 친박계 허태열(북강서을), 이종혁(부산진을), 박대해(연제) 의원 등 부산 지역 현역 의원 3명이 공천에 탈락했다. 이들 역시 '25% 컷 오프 룰'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4.3항쟁 "공산주의자 폭동" 규정한 이영조 전 과거사위원장, 강남을 공천
이밖에도 공천위는 전략공천 지역인 서울 강남갑에 박상일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강남을에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공천했다.
뉴라이트 출신인 이영조 후보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재직 당시 미국 국제학술대회에서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이라고 표현해 유가족과 관련단체들의 거센 퇴진 요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광주에서 발생한 민중반란(a popular revolt)'이라고 표현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1998년 이후 공식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Gwangju Democratization Movement)'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역시 관심이 모아지던 경북 경주엔 현역 정수성 의원을 밀어내고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이 공천됐다.
대전 서구을에는 최연혜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 경기 수원정에는 임종훈 전 수원영통 당협위원장, 경남 진주갑에는 박대출 전 서울신문사 논설위원이 공천됐다. 제주 서귀포에는 강지용 제주대 교수, 경기 부천 오정에는 안병도 전 부천오정구 당협위원장, 충북 보은·옥천·영동에는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중앙회 회장이 나서게 됐다.
정홍원 "친이·친박은 한나라당 때 이야기"
아울러 공천위는 일부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진 '친이 학살' 논란에 대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정홍원 위원장은 "친이·친박 얘기를 아직도 하고 있는데, 그것은 한나라당 때의 이야기지 새누리당에선 그런 경우가 없다"며 "공천 자료를 테이블 위에 얹어놓고 논의할 때 친이·친박을 전제로 논의한 적은 추호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또 일부 낙천된 의원이 자신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반발한 것과 관련해선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공천한다면 공천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여론조사 자료를 상당히 중시했지만 사람들의 세평이나 지역의 여론, 당을 공격한 전력, 물의를 빚은 사실 등 여러가지 자료를 올려놓고 종합적으로 토론했다"고 말했다. 또 "여론조사 수치만으로 결정하라는 것은 적절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5% 컷 오프' 룰에 대해서도 "비대위가 정한 헌법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 룰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컷 오프 대상에 걸린 김무성 의원의 공천이 보류된 데 대해선 "공천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를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뚜렷한 답변을 피했다.
새누리당 4차 공천자 명단(총 17명) 서울(3명) △성동갑 김태기(56)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강남갑 박상일(53)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강남을 이영조(57)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부산(6명) △중·동구 정의화(63) 국회의원 △서구 유기준(52) 국회의원 △진구을 이헌승(49) 전 산광역시 대외협력보좌관 △북·강서을 김도읍(48) 전부산지방검찰청 검사 △사하을 안준태(59) 전 부산광역시 행정부시장 △연제구 김희정(40) 전 청와대 대변인 대전(1명) △서구을 최연혜(56)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 경기(1명) △수원정(영통) 임종훈(59) 전 수원 영통 당협위원장 경북(3명) △경주 손동진(56)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안동 김광림(63) 국회의원 △진주갑 박대출(51) 전 서울신문사 논설위원 제주(1명) △서귀포 강지용(59) 제주대 산업응용경제학과 교수 경기(1명) △부천 오정 안병도(54) 전 부천 오정구 당협위원장 충북(1명) △보은·옥천·영동 박덕흠(59)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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