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재인, 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

이번엔 문재인에 '반격'…정수장학회 입장은 '그대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야권의 대선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도대체 정치철학이 무엇이냐"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간 박 위원장의 정수장학회 문제를 거론하며 이를 '장물'이라 비판해온 문 이사장에게 처음으로 '역공'을 한 셈.

박 위원장은 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문 이사장의 정치적 잠재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 같이 답했다.

"이 분(문재인 이사장)에 대해 최근 제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며 포문을 연 박 위원장은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셨고, 그렇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추구한 가치나 정치철학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노 전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추진했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제주해군기지 등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 도대체 정치철학이 뭔가"라고 맹비난했다.

거듭된 '장물' 비판에도…정수장학회 입장은 '그대로'

반면 박 위원장은 문재인 이사장이 자신을 겨냥해 제기한 정수장학회 '장물' 논란에 대해선 "이사진이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박 위원장은 "그것(정수장학회)이 장물이고 무언가 여러가지로 법에 어긋나거나 잘못된 것이 있었으면 벌써 오래 전에 해결이, 끝장이 났을 것"이라며 "정수장학회는 제가 관여해서 이렇게 저렇게 결정을 내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햇다.

그는 자신의 최측근인 최필립 이사장에게 퇴진 을 권유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만약 장학회에서 공익에 어긋나는 운영을 했거나 비리가 있다면 당국이나 이사진이 판단할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안철수 태도, 내가 평가할 일 아냐"

문재인 이사장에 대해선 비판의 수위를 높였지만, 또 다른 대권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평가는 유보적이었다. 박 위원장은 '안 원장이 정치 참여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그 사람이 어떤 태도를 갖든 내가 평가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자신이 '안 원장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지시라고 하면 어폐가 있고…그 분이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닌데 정치공세를 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안 원장에게 배우고 싶은게 있느냐'는 질문엔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게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소통'을 꼽았다.

"김무성과 전여옥? 정치 분야에서 많이 있는 일"

이밖에도 박 위원장은 김무성·전여옥·진영 의원 등 한 때 자신의 '측근'으로 꼽혔던 이들이 연이어 '반박(反朴)'으로 돌아서는 것을 두고 '소통이나 포용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질문하신 분도) 정치분야에서 오래 취재 하셨고, 수많은 일들을 보셨을 것"이라며 "그런 건 정치 분야에서 많이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제가 당 대표로 당을 운영할 때 굉장히 당을 민주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때 당을 어떻게 투명하게 운영하고, 공천을 어떻게 했고, 중요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했는지 쭉 훑어보면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 상설 특검제 검토"

아울러 박 위원장은 대통령 측근 비리 대책에 관련된 질문을 받자 "당 대표 시절에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상설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며 "이런 제도를 포함해 뭔가 근본적인 장치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의 측근비리나 친인척 비리는 당연히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잘못이 발견되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