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논란이 된 '5% 물갈이 룰'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안"이라며 "근거없는 혼란을 일으키는데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최근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한 '물갈이론'이 계파 갈등은 물론 당내 반발을 일으키자 서둘러 차단에 나선 것이다.
박 위원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는 이런 내용은 물론 문건이 있는 것조차 몰랐다"며 "이런 문건들이 마치 비대위이서 나온 의견처럼 나돌아다니는 것은 불필요한 혼란과 분란만 야기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분명한 원칙을 말하겠다"며 "공천은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만한 기준과 원칙을 갖고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는 정치개혁의 원칙 문제로 비대위에서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당 쇄신과 관련해 주로 인적 쇄신과 물갈이에만 관심이 쏠려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현역 의원의 지지도가 당 지지도보다 5% 이상 낮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의 문건이 최근 여의도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을 언급한 것으로, 실제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홍준표 전 대표 시절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계파 갈등은 물론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의원들의 불신이 커지자, 이른바 '5% 룰'이 비대위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한편 더 이상의 파문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돈의 반격…"한나라, 'TK 자민련'으로 가면 망해"
그러나 인적 쇄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친이계 의원들로부터 '사퇴' 대상으로 지목된 이상돈 비대위원은 전날도 이재오 의원, 홍준표·안상수·정몽준 전 대표 등 당 유력 인사들의 용퇴를 주장하는 등 당내 의원들과 팽팽히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위원은 4일 친이계 이재오 의원과 홍준표·안상수·정몽준 전 대표를 직접 거론하며 "한나라당의 대실패를 상징하는 분들로 용퇴를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한나라당이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가면 망한다"며 "그런 식으로 국민이 인식하면 수도권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부의 실세 인사들과 함께 영남권 친박계 의원들의 퇴진론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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