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벌써 8명째다. 정부의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에서 또 건설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내 보 건설과 준설 등 주요 공정을 끝내려는 정부의 '속도전' 공사가 계속되면서, 4대강 사업 현장에선 공기를 맞추기 위한 24시간 맞교대 작업으로 안전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착공 이후 16명, 올해 들어서만 8명이 공사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15일 오전 7시40분경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사업 18공구 공사 현장에서 육상 준설 작업을 진행하던 굴착기 기사 최모(46) 씨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작업 도중 굴착기가 쓰러지면서 기사가 물에 빠진 것이다.
18공구 현장 관계자는 "굴착기가 준설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넘어져 기사가 물에 빠져 119 대원이 출동했고, 오전 9시께 시신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낙동강 18공구는 지난 한 달새 건설노동자 3명이 연달아 숨질 정도로 안전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준설선 야간 작업을 진행 중이던 김모(58) 씨가 강물에 빠져 사망했고, 이 사건 이후 불과 일주일 후인 지난 1일에는 덤프트럭 운전사 박모(59) 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함안보 등 낙동강 사업 현장은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건설 노동자의 안전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연이은 건설노동자의 죽음으로, 지역의 시민단체 역시 반발하고 있다.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의 속도전 공사 때문에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며 "정부는 노동자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육상 준설은 가물막이 공사를 한 뒤 물 빼기 작업을 진행한 후에 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이었다"면서 "그런데 정부는 속도전 공사를 위해 이를 지키지 않았고, 노동자의 안전은 아예 내팽겨쳤다. 현장의 안전과 환경 관리를 책임지는 감리업체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에 대해 본분을 망각하고 아예 눈 감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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