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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 "습지 없애야" 발언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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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필 4대강추진본부장 "습지 없애야" 발언 '일파만파'

환경단체 "스스로 무지 드러낸 망언…람사르 협약 위반"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이 "습지는 홍수에 부담이 되므로 없애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31일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스스로 무지를 자랑한 것과 다름없는 망언"이라고 비난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 범대위)'는 논평을 내고 "공직자들의 무도한 태도가 일상적인 정권이라고는 하지만, 심명필 본부장의 발언은 4대강 사업의 책임자로서 묵과할 수 없는 태도"라며 "습지 보호를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과 습지 보호 정책 강화라는 국가 정책의 일관성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심 본부장의 발언은 습지의 정의 및 기능도 모르면서 습지를 없애자고 하는 무식한 발언이며, 이렇듯 자연 생태계에 대해 무지한 인사가 4대강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이라는 점 역시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앞서 30일 심명필 본부장은 천안 지식경제부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4대강 사업에 관한 현안 보고를 하던 중 "오랜 시간이 지나면 하천에 흙과 모래가 쌓여 일종의 섬 같은 게 생기고 나무가 자란다. 그 지역 주변에 강이 많으면 물이 차기도 하고 습지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며 "습지는 홍수 측면에서 굉장히 부담이 되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환경단체는 잘 모르면서 왜 50년 습지를 없애냐고 공격한다"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환경단체 "심명필 '망언', 람사르 협약에 정면으로 배치돼"

심 본부장의 발언은 한국이 국제 습지 보호 협약인 람사르 협약의 101번째 가입국이자 2008년 당사국 총회를 개최했던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경상남도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 연설에서 "한국은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습지 보호 지역과 람사르 협약 등록 습지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람사르 협약 모범 국가가 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4대강 범대위는 "심명필 본부장의 발언은 158개 람사르 협약 가입국과의 약속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또한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습지총량제 도입 및 국토의 1%를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국가습지위원회의 입장과도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경기도 여주군 강천면 바위늪구비습지. 이곳은 세계 유일의 희귀 식물인 단양쑥부쟁이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프레시안(선명수)

그간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습지 훼손 문제는 환경전문가들과 환경단체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3월 한국습지NGO네트워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습지는 총 196곳이며, 이 가운데 4대강 사업으로 훼손 위기에 놓인 습지는 정부 발표보다 2배가량 많은 98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기사 :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습지, 정부 발표의 2배")

앞서 지난해 12월 국제 환경단체인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역시 "4대강 사업은 람사르 협약 위반"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세계습지네트워크는 전 세계 200여 개의 습지 관련 NGO와 습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 네트워크로,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 협약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 결성됐다. (☞관련 기사 : 세계습지네트워크 "4대강 사업은 람사르 협약 위반")

4대강 범대위 역시 "남한강 사업 구간만 해도 약 28곳의 습지 중 16곳이 4대강 사업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청미천습지, 바위늪구비습지, 부처울습지 등 2003년 환경부 내륙 습지 조사에서 우수한 생태계 덕에 '우선 조사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던 습지 상당수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명필 본부장은 지금이라도 바위늪구비습지의 처참한 광경을 직시하고 그 입을 다물어야 할 것"이라며 "심 본부장의 발언 하나만으로도 4대강 사업이 천혜의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임이 증명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심명필 본부장의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31일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4대강 사업은 습지를 보존하고 조성한다"는 주장을 펴는 등 즉각 진화에 나섰다.

원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어제(30일) 김광림 의원이 퇴적토 섬이 홍수 부담이 되니 준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대강본부장이 '환경단체가 습지라고 주장하고, 장단점이 있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즉, 습지를 없앨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왜곡이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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