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금융시장 약세를 두고 "하반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25일 말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북한 위험 부각 등이 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은 맞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년간 지속돼 온 '비상 체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우선 이날 금융시장의 패닉 장세가 "유럽 부문의 후폭풍과 북한 사태 부담에 따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세계 경제의 하반기 둔화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끌어온 양대 축은 재정 지출과 저금리"였다며 "그리스 사태로 인해 재정을 이렇게 방만하게 끌고갈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성장의 한쪽 축이 무너지는 형태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재정 건전화 노력이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 후폭풍으로 하반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자산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지출 축소, 출구전략 지연 불가피"
이 센터장은 국내외 연구기관이 하반기 성장률을 높게 잡은 것을 두고 "종전 예상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며 "만약 정부가 지난 1년 간 형태(재정 지출)를 계속 유지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자산시장에서 예외적으로 선방한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이 같은 전망에 따랐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날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했음에도, 채권시장은 큰 동요 없이 장을 마감했다. 회사채와 CP 등의 금리가 소폭 오르긴 했으나 국고채는 대부분 보합권을 유지했다.
이 센터장은 "결국 한쪽 축(재정지출)이 무너지는 만큼, 각국 정부가 저금리 유지로 경제를 끌고 갈 요인이 많아졌다"며 "저금리 기조가 종전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유지되면서 출구전략 시기도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 위험에 대해서는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만 계속 떨어진다면 한국 내 지정학적 위험이 컸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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