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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주는 봉투 앞에서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23〉
마을 이장이 봉투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펼쳐보니 국가유공자를 현충일 날 행사에 초대하는 편지더군요. 국립묘지 참배 초대증과 식권과 교통편 안내, 그리고 근조라고 써 있는 리본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현충일 행사에 초청하는 봉투였습니다. 이장은 내가 왜 이런 편
김봉준 미술작가
2006.06.12 10:37:00
수양은 아득하고 창작은 번개 같고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22〉
얼마 전 제 스승이 97세에 돌아가셨습니다. 저에게는 유일한 장인스승입니다. 만봉스님은 제가 20대에 4년간 다니던 절의 화승입니다. 불화를 그리는 금어스님입니다. 저는 우리스님을 마지막 조선의 화승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불화의 옛 째를 가지고 계신분이셨습니다.
2006.06.01 17:15:00
아득한 마음의 예술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21〉
그동안 바빴습니다. 그림편지도 제 때에 못 보내드려 죄송합니다. 휴일 날이 와도 쉬지 못하고 옷도 갈아입지 못하며 객지에서 바쁘게 살았습니다. 가족부양 책임이 위중하여 직장도 새로 잡았습니다. 임시직이지만 작년에 이어 축제일을 또 맡았습니다. 실학축전 총감독 직
김봉준 미술가
2006.05.25 14:03:00
오월의 푸르름이여, 평화의 거처여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20〉
내가 오월의 산 계곡을 좋아하는 것은 그늘이 깊기 때문입니다. 낙엽 사이사이를 헤집고 나오는 작고 여린 새싹이 씩씩하게 생존하기 때문입니다. 돌 틈에서 피어나는 어린 솔 이파리도 거기가 보금자리고 작은 벌레들과 그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도 조용히 공생하는
2006.05.15 14:43:00
불현듯 내 곁의 사람들을 보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9〉
오랜 만에 내 딸이 온다는 군요. 서울 마포 자취방을 대충 치웠습니다. 내 외동딸이 어느덧 다 커서 스무 한살 처녀로 자랐습니다. 내게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니 소중함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자기 자식에 대한 그리움은 모든 부모 마찬가지만, 자식과 떨어져서 살아온
2006.05.07 14:03:00
나도 봄 너도 봄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8〉
새벽 4시 반에 눈을 떴습니다. 어제 밤은 몸이 무거웠는데 오늘 새벽 정신이 듭니다. 어제 밤보다 몸이 훨씬 가뿐해졌습니다. 저절로 두 손 모아 감사했습니다. 아직 내 몸이 움직일 만큼은 살아 숨쉬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새벽에 느끼는 내 몸은 봄이고 밤에 느끼
2006.04.28 11:43:00
탈춤, 꽃비처럼 사라지다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7〉
오늘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봄꽃들이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어제 바람에 휘날리며 떨어지던 꽃들은 아름다웠는데 오늘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고 떨어지는 낙화는 보기가 흉합디다. 차라리 스스로 꽃비가 되어 휘날리던 것이 아름답군요. 비에 젖은 채 진탕에 문드러지기보다
2006.04.21 09:32:00
갓탑에 담은 역사의 빛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6〉
서울 마포에 있는 홍익대 부근을 지나거들랑 학교 교정에 들어가 4.19 기념탑을 한번 구경해 보십시오. 화창한 봄날 역사의 봄을 노래하는 탑 하나가 있답니다. '갓탑에 담은 역사의 빛'이라는 부제가 붙은 탑입니다. 이 탑의 정식제목은 '나영주열사 추모 홍익
2006.04.14 10:19:00
'사월의 노래', 그 서글픈 낙관주의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5〉
나의 목판화 하나를 소개하렵니다. 1983년 애오개마당 시절 봄에 그리고 깎고 찍은 목판화입니다. 붓으로 초화(草畵)를 치고 판목에 옮겨서 깎고 팠습니다. 찍고 나서 채색을 하였으니 채색목판화라고 합니다. 형식은 한국전통목판화 기법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계절의 봄에
2006.04.07 10:04:00
동백꽃 피는 동산에서
〈김봉준의 붓그림편지 14〉
충청남도 서천군서면 마량리에 가면 동백나무가 꽃을 피었습니다. 마량리 서해바다 해변에 우뚝 솟은 동산에는 동백나무 수십 구루가 꽃을 피었습니다. 500년 세월을 이기며 오늘도 어김없이 동백꽃은 피웠습니다. 따듯한 남도도 아닌데 바람 잘 날 없는 험준한 해변가 언덕
2006.03.30 11: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