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5월 26일 0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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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미리 결정해놓고, 어쩔 수 없이 '자위전쟁' 벌였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9]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⑩ 자존·자위 전쟁론
일본이 저질렀던 전쟁범죄의 주역 가운데 하나인 도조 히데키와 관련, 한 독자분이 메일로 질문을 보내주셨다. 도조가 도쿄의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거듭 펼쳤던 주장("일본의 자존·자위를 위해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에 대한 것이다. 메일의 요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미국이 일본에게 중국 침략을 그만두고 물러나라 요구하면서 미국 석유의 대일 수출을 막는 등 일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홀로코스트는 없다"보다 "위안부 성노예는 없다"는 목소리가 왜 더 큰가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8]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⑨ 도쿄 재판(下-3)
지난 글(연재 34)에서 피고측 변호사들이 지연 전략을 쓰면서 재판의 피로감을 높이면서 피고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길 바랐다고 썼다. 하지만 재판 결과는 그들이 바라던 대로 나오진 않았다. 도쿄 재판에서 A급 전쟁범죄 피고 28명 가운데 7명이 사형 언도를, 아라키 사다오(대장)를 비롯한 16명이 종신형을 받았다. 나머지 5명 가운데 2명이 유기금고형,
'천황제 파시즘'이 낳은 괴물은 왜 "일본 진의 알아줄 시대 온다" 했나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7]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⑧ 도쿄 재판(下-2)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20세기 전반기 독일 파시즘을 낳은 괴물이라면,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1948)는 일본 군국주의, 이른바 '천황제 파시즘'이 낳은 괴물이다. 둘 다 한 국가를 거대한 병영(兵營)으로 바꾸고 온 국민을 전쟁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데 그치지 않고 이웃 나라 사람들을 괴롭히는 전쟁범죄의 공범자로 만들었다. 지난
도조 히데키의 자살을 바라지 않은 까닭은?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6]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⑦ 도쿄 재판 (下-1)
1946년 5월 도쿄 극동국제군사재판을 앞두고, 아시아·태평양전쟁(일본 쪽 용어로는 '대동아전쟁')에서 저질러졌던 전쟁범죄의 총책으로 꼽혔던 두 인물은 일왕 히로히토(裕仁, 1901-1989)와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1884-1948)였다. 그러나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둘의 운명은 엇갈렸다. 히로히토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도조는 2년 반에 걸친 재판
히로히토는 왜 인도 판사에게 1급 훈장을 달아줬나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5]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⑥ 도쿄 재판 (中)
도쿄 야스쿠니 신사(靖国神社) 바로 옆에는 유슈칸(遊就館)이라 일컬어지는 전쟁박물관이 있다. 일본 전국에서 '역사 수업'이란 이름 아래 몰려드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유슈'(遊就)라는 단어는 우리말에는 없는 일본식 한자다. '고결한 인물을 본받는다'는 뜻을 지녔다. 하지만 평화와 인권의 잣대로 봐서 결코 '고결한 인물'일 수 없는 자들의 사진
"우리가 이겼다면 피고석엔 다른 자들이 섰을 거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4]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⑤ 도쿄 재판 (上)
지난 해 7월 선거유세를 하다가 사제 총탄에 맞아 죽은 아베 신조(1954-2022) 전 총리는 일본의 언론 매체와 지식인들 사이에서 '극우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아베는 도쿄 전범재판(공식명칭은 극동국제군사재판)을 '승자의 재판'이라며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에 대한 총괄은 일본인의 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도쿄 재판
탈(脫)나치에 성공 못한 독일, 그래도 일본과는 달랐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3]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④ 뉘른베르크 재판(下)
뉘른베르크재판을 독일 사람들은 어떤 눈길로 바라보았을까. 많은 사람들은 나치 정권이 저질렀던 전쟁범죄를 전쟁 중에는 잘 몰랐다. '홍보의 귀재'로 알려진 요제프 괴벨스(공식직함은 대중계몽선전국가부 장관)의 치밀한 선전과 언론 검열로 전쟁의 진실을 알기 어려웠던 탓이었다. 더구나 연합군의 마구잡이 공습으로 생명과 재산을 잃은 상황이었기에 점령군에 대한 반감이
독극물 자살 괴링 "히틀러 믿었을 뿐, 독일인은 죄 없다" 사실일까?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2]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③ 뉘른베르크 재판 (中)
우리 인류가 문명사회를 이룬 뒤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왔다.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침략행위를 비난했을 뿐 '범죄'로까지 보진 않았다. 전쟁의 통상적인 양상의 하나로 봤다. 이는 강대국들의 법학자들이 (약소국을 늘 침범해왔던 역사를 지닌) 자국의 입장에서 '침략'의 불법성을 모른 체 하거나 묵인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쟁포로를 학대하는 것이 지금은 전쟁범죄
평화 깨뜨린 죄? 감옥 가서 수모 당하느니 그냥 죽겠다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1]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② 뉘른베르크 재판 (上)
전쟁 희생자 1500만 명(군인 800만, 민간인 700만)을 냈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들은 그 전쟁을 '큰 전쟁'(Great War)로 불렀다. 독일군으로 참전했던 젊은이가 뮌헨의 술집에서 생맥주 한 잔을 들이키며 "아! 지난번 그 '큰 전쟁'에서 말이야, 내가 하마터면 죽을 뻔 했어"라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그 '큰 전쟁'이 끝나고 21년 뒤
'승자의 재판'이라 분개? '100인 목베기'도 화해로 넘겨야 할까
[김재명의 전쟁범죄 이야기 30] 전범 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①
지난 주 글에서 '누가 용서를 해야 하는가'와 관련해,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1995)를 쓴 베른하르트 슐링크(전 훔볼트대교수, 법학)의 '용서'에 대한 분석을 살펴보았다. 본업이 법학자인 슐링크는 그의 책 <과거의 죄>(2007)에서 나치 정권의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다루었다. 슐링크가 강조한 것은 '피해자만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