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2월 20일, 충청남도 서산 인근 해역에서 해상 급유방식을 통해 기름을 전달하면서 기름을 유출했다. 이 사고로 경기도 안산에서 충남 태안 신두리에 이르는 해안에 벙커C유가 밀려 들어와 이곳 해안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지역 주민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특히 난지도의 경우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운동연합과 난지도지역주민대책위원회는 26일 서울 중구 현대오일뱅크 서울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기름 유출 사고를 낸 현대오일뱅크는 국민에게 한 마디 사과도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2007년에도 현대오일뱅크는 무리한 이익을 추구하다 사상 초유의 환경 재앙을 낳았다"며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고, 그때 유출된 기름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럼에도 이번 겨울, 서해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또 다시 일어났다"며 "2년 전 사고의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여긴 서해안 주민들은 또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고 설명했다.
▲ 난지도 지역 주민들은 이날 서울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사무실 앞에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 |
"이제 와서 유류 급유 사업 중단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환경운동연합 등은 "2007년 사고 이후에도 현대오일뱅크는 여전히 기름 유출 사고에 취약한 단일선체를 많이 사용해왔고, 하루 다섯 척 이상 대형 유조선이 드나드는 항만 관리 또한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작은 실수도 대형 사고를 부르는 유조선 안전 관리에는 어떠한 예의나 불가피한 상황이란 인정될 수 없다"며 "더구나 12월 20일 사고 이후에도 급유를 계속해오다 이제 와서 원인이 된 해상 유류 급유 사업을 중단한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격으로 때늦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주민의 생계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당장 생계가 끊긴 주민들을 자극하는 비겁한 술수를 부리지 않기 바란다"며 "말뿐인 최선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본이 될 만한 구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장양 난지도 유류피해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난지도는 당진에서 유일한 섬으로 전복, 가리비, 굴 등이 자연 서식하는 곳"이라며 "지역 주민 300명은 기름 유출로 일상 터전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고 밝혔다. 최장양 위원장은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바다가 시커멓게 변한 것처럼 우리 가슴도 시커멓게 변했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또한 최장양 위원장은 "한시적 대책이 아닌 깊이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생계 터전에 기름을 쏟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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