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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

[기자의 눈] 임박한 KTX 여승무원 대량해고 사태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한 뒤 KTX 여승무원들의 파업투쟁이 부각되고 있다. 이들이 상급단체인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에도 불구하고 '파업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20대 초중반의 어린 여성들이 일터를 떠나 차가운 땅바닥에서 농성을 벌이는 모습에 대한 연민도 작용했겠지만, 그보다 이들과 철도공사 간의 갈등이 비정규직 문제의 한 형태인 위탁관리의 문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KTX 여승무원 "상시업무에 직접고용해달라"**

KTX 여승무원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철도공사가 상시적 업무로 볼 수 있는 KTX 승무업무에 대해 취하고 있는 위탁·관리 방침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이는 '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란 구호로 요약된다.

KTX 여승무원들은 열차 내 인력 중 기관사 차장, 열차 승무팀장 등을 모두 철도공사에서 직접고용을 하면서 유독 여승무원만 위탁 관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철도공사 "근로계약서 작성할 때 위탁계약직이라는 사실 몰랐나?"**

철도공사 역시 KTX 여승무원들의 요구에 대해 매우 간단한 답을 내놓고 있다. 입사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철도유통(구 홍익회)' 소속 계약직이라고 적시돼 있다는 것이다. 입사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철도공사의 정규직으로 해달라는 요구는 언어도단이란 입장이다.

철도공사의 이같은 항변에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것을 이용해 KTX 여승무원들이 여론의 동정을 얻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철도공사는 이같은 심사를 반영하듯 8일 "KTX 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 최근 일부에서 온정주의만으로 이 문제를 바로보는 시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철도공사 간부, 수 차례 준공무원 대우 약속**

하지만 철도공사의 이같은 입장은 일반인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권이나 근로계약 등에 대한 학교 교육이 전무한 실정에서 20대 초반 여성들이 근로계약서가 담고 있는 의미보다 철도공사의 간부들이 여승무원들에게 구두로 약속한 말을 더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에 더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KTX 여승무원들은 하나같이 입사 당시 철도공사 간부들이 공식석상에서 수 차례 '준공무원 대우' 혹은 '빠른 시일 내에 철도공사 정직원으로 전환'을 약속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같은 말을 듣는 일반인들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철도유통, 여승무원에게 최후통첩**

한편 KTX 여승무원들은 당초 주장인 '철도공사의 정규직화'에서 한 발 물러선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으로 요구 수준을 낮췄다.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이란 말은 계약직이라도 좋으니 철도공사의 자회사에 위탁하지는 말아 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철도공사의 대응은 단호하다 못해 발빠르다. 법적으로 KTX 여승무원을 고용하고 있는 '철도유통'은 9일 오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10일 오후 6시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전원 계약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대로라면 농성 중인 350여 명의 KTX 여승무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반면 KTX는 여승무원 업무를 새로 위탁받은 철도공사의 또다른 자회사인 'KTX관광레저'가 새로 채용한 여승무원으로 운행된다.

***"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선택을 지켜본다"**

이제 KTX 여승무원들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계약해지 통보가 날아올 예정인 10일 오후 6시까지 나름대로 결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복귀 거부를 고수해 해고자 신분이 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지속해야 할지, 아니면 철도공사의 위협에 굴복해 또 다른 위탁업체인 (주)관광레저에서 우러나지 않는 웃음을 지으며 KTX에서 승무업무를 계속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기자는 지난해 말 이철 철도공사 사장이 '민청학련 사건'이 "박정희 정권의 조작"이었다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의 발표 소식을 듣고 환하게 웃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 사장은 "나 하나만 축하받을 일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축하받을 일"이라고 소감을 말했었다.

과거 민주화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던 이철 사장이 350여 명의 KTX 여승무원의 고용 문제에 대해 '국민 모두로부터 축하받을' 결정을 할 지 주목된다. 이 사장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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