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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실상 평택 공장 진압 작전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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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실상 평택 공장 진압 작전 개시

[현장] "도장 공장 외 모든 곳 장악이 목표"…사측, 천막 철거

경찰이 4일 노동조합이 점거하고 있는 도장 공장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진압 작전에 나섰다.

경찰은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 공장까지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도장2공장과 바로 연결돼 있는 차체2공장 옥상을 장악하려고 시도 중이다. 노조원 500여 명이 점거 중인 도장2공장 주변도 완전히 에워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사측도 직원을 동원해 평택 공장 정문 앞에 세워진 각종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정리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 74일째, 경찰과 사측이 합동 작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 경찰이 4일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도장공장에 대한 사실상의 진압 작전에 나섰다. 아직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2공장까지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경찰은 계속 도장2공장과 바로 연결돼 있는 차체2공장 옥상을 장악하기 위해 시도 중이다. ⓒ연합뉴스
경찰, 굴착기·살수차·특공대·사다리차 동원해 "도장 공장 에워싸기"

경찰은 이날 노조원들이 점거 중인 도장 2공장을 압박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부터 도장 공장 서쪽 신프레스 공장의 조립3팀, 4팀 주변에 경찰 병력을 증강했고 이후 지게차 6대를 이용해 도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제거했다.

이후 경찰은 도장2공장 주위 4개 방향 진입로에 굴착기, 살수차 등의 중장비를 대기시켜 놓고 병력 진입을 준비했다. 오전 10시께 경찰은 헬기 2대, 고가사다리 2대, 소방차 3대를 동원, 경찰특공대 1개 중대가 도장 공장 서쪽 신프레스공장의 조립3팀과 4팀 옥상 장악을 위한 작전에 나섰다. 조립3팀과 4팀의 옥상은 도장2공장 옥상과 연결돼 있다.


▲ 오전 10시께 경찰은 헬기 2대, 고가사다리 2대, 소방차 3대를 동원, 경찰특공대 1개 중대가 도장 공장 서쪽 신프레스공장의 조립3팀과 4팀 옥상 장악을 위한 작전에 나섰다. 조립3팀과 4팀의 옥상은 도장2공장 옥상과 연결돼 있다ⓒ<미디어충청>

이 과정에서 경찰은 헬기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최루액을 투하했으며 노조원들은 불을 붙인 타이어를 던지고 새총을 쏘며 강하게 저항했다. 노조 측은 경찰이 도장 3팀과 붙어있는 차체2팀을 진입하고자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장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장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병력을 이용해 도장2공장 진입이 가능할지 가늠할 것"이라면서도 "상황이 된다면 노조원 강제 해산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혀 도장 공장 진압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 경찰 관계자는 "도장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장악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프레시안

경찰 작전 개시와 동시에 사측도 천막 철거…"청와대 앞으로 가라"

경찰의 진압 작전이 시작된 시각, 사측 직원 500여 명은 쌍용차 평택 공장 정문에 설치된 10동의 천막을 철거했다. 정문 앞에는 쌍용차가족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등의 천막이 설치돼 있었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자신의 이름 부위를 청테이프로 가린 사측 직원들은 회사 주위를 청소한다는 명분으로 천막을 철거했다. 직원들은 농성 중인 사람들을 향해 "차라리 청와대를 가서 농성을 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우리는 성질이 없어서 지금까지 참고 있었는 줄 아느냐"며 "쓰레기들은 다 치워야 한다"는 등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가족대책위 천막도 마찬가지였다. 남편을 공장에 둔 부인들은 "이러지 말라. 우리도 같이 살고 싶어서 이러는 거 아니냐"며 눈물을 흘리며 천막을 붙잡았지만 소용없었다. 사측 직원들은 "야 부숴, 부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천막을 철거했다.

18일부터 당사를 평택 공장 앞으로 이동한 민주노동당의 천막도 사측에 의해 철거됐다. 천막을 당사로 이용한 민주노동당은 사측의 철거를 우려해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해둔 상태였지만 소용없었다.

철거가 되기 직전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하고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천막을 철거하지 말아줄 것을 직원들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 직원은 "민주노동당이 와서 도움된 거 하나도 없다"며 "'정치쇼'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경찰의 진압 작전이 시작된 시각, 사측 직원 500여 명은 쌍용차 평택 공장 정문에 설치된 10동의 천막을 철거했다. 정문 앞에는 쌍용차가족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등의 천막이 설치돼 있었다 ⓒ프레시안

경찰, 사측의 폭행은 모르쇠로 일관…"이것이 법치국가냐"

한편, 이날 사측은 취재 기자들에게도 폭언과 폭행을 가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카메라로 천막을 철거하는 장면을 찍는 기자들에게 사측 직원들은 "사진 한 번만 더 찍으면 부숴버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리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사측 직원의 취재 방해에 기자가 항의하자 카메라를 부수고 집단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촬영 중인 <노동과 세계> 기자는 촬영 중 사측 직원에게 맞아 코에 상처가 나고 카메라 장비가 부서졌다.

그러나 공장 인근에 배치된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들은 천막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사측과 시민단체 간 몸싸움 역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경찰이 움직인 것은 철거 이후였다. 천막이 철거된 후, 경찰이 천막 주위를 봉쇄하고 나선 것. 이를 두고 시민들은 "철거할 때는 어디 갔다가 이제 와서 막냐"며 "이게 대한민국 경찰의 현실이다"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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