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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보수단체 "좌익 사냥 즐겨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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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보수단체 "좌익 사냥 즐겨야 하는데…"

덕수궁 분향소 앞에서 가스총 쏘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탕, 탕, 탕' 세 발의 총성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울렸다. 동시에 50~60대의 남성 30여 명이 일제히 분향소 앞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서 있는 경찰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들은 머리에 빨간 베레모를 쓰고 어깨에 가스총과 총알이 장착된 멜방식 가죽 탄띠를 두르고 있었다. 손에 삼단봉을 들고 있는 이도 눈에 띄었다. 보수단체 애국기동단 소속 해병대구국결사대와 NIC 회원들이었다.

15일 서울역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보수단체 회원 중 100여 명은 오후 5시께 덕수궁 대한문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로 향했다. 이들은 이날 문화방송, KBS,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등도 항의 방문했다.

▲ 경찰에 의해 통제된 덕수궁 분향소.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결의대회를 마치고 분향소를 향했다. 경찰은 이날 충돌을 우려 오후 4시 40분부터 덕수궁 주위를 봉쇄했다. ⓒ프레시안

"분향소에 있는 이들은 모두 노무현 알바"

경찰은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분향소 주변에 경찰병력을 동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하지만 경찰, 보수단체 회원, 분향소를 지키는 시민들 사이에 끊임없는 마찰이 빚어졌다.

분향소를 철거하려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여러 차례 대치했다. 오후 5시 30분 경 지하철 시청역 1번 출구 쪽에서 분향소를 향하는 애국기동단 소속 50여명의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측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애국기동단 회원들은 가스총을 공중에 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에게 시민들은 "이곳에 올 곳이 아니다"며 "여기에 오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내가 못 올 곳을 왔냐"며 격하게 대응을 했지만 결국 시민들에 의해 경찰 바리케이트 밖으로 끌려나왔다.

바리케이트 밖으로 끌려나온 보수단체 회원들은 "여기가 니네 땅이냐"며 "까불지마라. 죽여버린다"며 시민들에게 침을 뱉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직 대통령이 이북에 가서 돈을 퍼줬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핵을 쏘고 있다"며 "노무현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그를 왜 추모하는가"라며 분향소를 설치한 것을 맹렬히 비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노무현 알바들이다"라고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이에 분향소를 지키던 시민들은 "시정잡배가 죽어도 이렇게 와서 난장을 치지는 않는다"며 "예우를 갖춰 달라"고 요구했다.

▲ 서울역에서 열린 보수단체 결의대회는 약 2만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무대 위 연사가 발언을 마칠 때마다 환호했다. ⓒ프레시안

조갑제 "DJ 사법처리 못하면 보수가 나서서 MB 탄핵해야"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분향소를 방문하기 앞서 서울역에서 '북핵규탄, 반국가세력척결국민대회'를 열었다. 보수단체인 애국단체총협의회(상임의장 이상훈) 주최로 열린 결의대회는 경찰 추산 1만5000명,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오늘의 안보위기는 지난 10여년 간 좌파정부가 북한에 현금을 퍼주어 핵, 미사일 개발을 도와주고 한편으로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킨 결과로, 전직 대통령들은 그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럼에도 반국가세력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적 분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 장본인인 전직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부 타도를 선동하고 있다"며 "이는 적반하장이요 외우내환"이라고 밝혔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의 발언은 수위가 좀더 높았다. 그는 "김대중은 간첩 잡는 국정원을 시켜 비자금을 북에 넘겨서 핵무기를 만들게 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북한을 위해 일했던 사람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색적인 표현도 이어졌다. 그는 "좌익 사냥을 하며 우리가 즐기고 있어야 할 이 때, 왜 우리가 이곳에 나와야 하는가"라며 "공권력을 앞장 세워 깽판 세력과 싸워야 할 우리가 이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은 우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언제까지 법치를 세우지도 못하고 김대중을 사법처리도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나서서 이명박 탄핵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모인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나라당, MBC, KBC, 국무총리실 등에 향의 전화를 하는 등 앞으로도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 결의대회를 마친 뒤 보수단체 회원 3명은 혈서로 태극기 위해 혈서로 '척결 좌파 세력'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프레시안


▲ 덕수궁 분향소 앞에 모인 애국기동단 회원. 이들은 권총과 탄약을 몸에 착용하고 위화감을 조성했다. ⓒ프레시안

▲ 경찰과 대치 중인 애국기동단 회원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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