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보다 초임 높다? 전경련 거짓말"

노동사회연구소 "임금 삭감 위한 엉터리 자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25일 대졸 초임 삭감안을 발표하며 제시한 한국·일본 대졸초임 비교 자료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전경련이 고의로 (대졸 초임) 산정 기준을 허위로 작성해 대졸 초임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초임, 일본보다 적다"

전경련은 최근 30대 그룹의 의견을 취합한 '고용 안정을 위한 경제계 발표문'을 내놓으며 "기업별로 대졸 초임이 2600만 원을 넘을 경우 경영 여건에 따라 최대 28%까지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삭감 산정 기준을 2600만 원으로 정한 근거로 "일본 기업들이 2008년 대졸 초임으로 연 2630만원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전경련은 2007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대졸 초임 월급여는 198만 원으로 일본 대졸 초임(162만 원)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전경련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경련이 제시한 한국 대졸 초임은 상여금을 포함한 월임금 총액"이라며 "반면 일본의 경우는 통근수당, 초과근로수당, 특별급여를 제외한 정액급여만을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한국 대졸 초임을 일본 대졸 초임과 같은 기준인 정액 급여로 계산할 경우, 월 138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되려 일본보다 24만 원나 적은 수치이다.

▲ 한국의 월정액과 일본의 월정액을 비교하면 일본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환율이 낮았던 2007년에 비해 2008년의 대졸 초임 격차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환율 따지면 한국보다 일본이 훨씬 높은 임금 받아"

김유선 소장은 전경련이 2007년도 자료를 이용한 것을 두고서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은 예외적으로 원·엔화 환율이 낮았던 해"라며 "그나마 이때를 계산해야 상여금 등을 포함한 한국의 대졸 초임(월임금총액)이 일본의 정액급여보다 높다는 주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또 김유선 소장은 "정액급여를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대졸초임의 증가치를 비교하면 한국은 138만 원에서 142만 원으로, 일본은 162만 원에서 223만 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는 각 해의 평균환율을 적용한 비교이며, 2008년 연말의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김유선 소장은 "따라서 한국과 일본의 대졸 초임을 비교하면 전경련의 주장과 정반대로 한국이 일본보다 낮다"며 "뿐만 아니라 그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