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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촌에 공장 세워놓고 이제 와서 해고라니…"

[현장] 노동자 뿔났다…노동자 대회에 3만여 명 모여

28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노동자 대회에 3만여 명(경찰 추산 약 1만5000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5월 노동절 대회와 11월 노동자 대회를 제외하곤 이렇게 많이 모인 적은 최근 없다. 박성식 민주노총 홍보부장은 "이명박 정권 아래 노동자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 민주노총이 주최한 '용산 참사 살인 정권 규탄! MB 악법 저지! 경제 파탄 책임전가, 이명박 정권 심판 전국 노동자 대회'가 28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이례적으로 3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석해 이명박 정권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 뉴시스

"조합원도 민주노총 외면할까 걱정했는데 감사하다"

이날 연단에 오른 임성규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성폭력 사건으로 얼룩진 민주노총을 조합원까지 외면할까봐 걱정했다"며 "위원장을 맡은 이후 오늘을 가장 걱정했다"고 이날 참석한 노동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 힘을 기반으로 민주노총은 거듭나서 이명박 정권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남택규 비대위 집행위원장도 "흩어진 마음을 민주노총이라는 중심으로 단결해 경제 파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이명박과 싸우는 자리"라고 이날 노동자 대회의 의미를 규정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지금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다"며 "우리는 마음 속 찌꺼기를 버리고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깡촌에 공장 세워놓고 사람 뽑을 땐 언제고 이제와서 해고라니…"

박성식 민주노총 홍보부장은 이날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한 것을 놓고 "노동자 대회를 준비한 기간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다"며 "그만큼 노동 현장에서 구조 조정, 임금 삭감 등에 대한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극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 이명박을 규탄하고 있는 노동자들. ⓒ뉴시스
전라북도 장수 D업체에서 일하는 송재열(44) 씨는 작년 11월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는 "IMF때보다 피부에 와닿는 위기감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시골 깡촌 공장에서 경기를 타면 얼마나 타겠느냐"며 "하지만 지금 현장에서 불어 닥치는 회사의 구조 조정과 임금 삭감 요구는 장난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시골 깡촌에 공장을 세워놓고 사람 필요하다고 뽑아 놓을 땐 언제고 이제와서 불경기라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는 대체 무슨 경우냐"며 "답답하니깐 시골에서 이렇게 올라오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그가 다니는 주변 공장들은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그는 "우리 회사도 계속 구조 조정을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그나마 노조가 있어서 회사가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기에 올해 1월부터 비조합원으로 있던 노동자들이 하나 둘씩 노조에 가입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분노를 모아내 새로운 국면의 정권 심판 투쟁을 열어나간다는 생각이다. 박성식 홍보부장은 "노동자들의 상황이 이렇기에 앞으로 다가오는 5월 노동절과 하반기 투쟁에서는 노동자들이 앞장서 총궐기의 정세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자 대회 이후엔 가두 행진을 진행하려는 노동자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 간 대치가 있었다. 이날 모인 노동자 일부는 서울역으로 이동하던 중 태평로 일대에서 경찰과 충돌, 20여 명이 연행됐다.

또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마포대교 쪽으로 이동하려던 노동자들도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충돌해 2명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곳곳에서 휴대용 색소분사기도 발사됐다. 이날 경찰은 76개 중대 병력 6000여 명과 살수차 4대를 집회 현장 곳곳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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